4월을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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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을 보내며

 

 

4월은 시작하기도 전부터 답답하고 도망치고 싶은 심정이다. 

4월 3일 제주 항쟁, 4월 16일 세월호 참사, 4월 19일 4·19혁명, 4월 20일 장애인의 날, 4월 28일 세계 산재 사망 노동자 추모의 날 등 아리고 쓰린 날들이 줄을 잇는다. 

 

우리가 기억하는 이런 날들이 단지 과거의 역사적인 사건일까? 

4·3은 아직도 항쟁으로 온전히 평가받지 못하고 아픔이 치유되지 못하고 있다. 4·16은 진상규명이 되지 못한 채 7주기를 맞았다. 4·20은 ‘장애인의 날’이 아니라 ‘장애인 차별 철폐의 날’이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만들자며 지난겨울 자식을 잃은 비정규노동자 김용균의 어머니가 삼십여 일을 넘게 굶어 겨우 ‘중대재해처벌법’을 만들었다. 사람보다는 이윤을 앞세우는 세상에서 오늘도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있다. 

4월의 날들은 여전히 현재다. 

 

내가 일하는 공공운수노조에서만 코로나 재난으로 인해 작년 한 해 천여 명의 노동자들이 해고당했다. 이스타항공 창업주이고 사실상 권한을 가진 이상직 국회의원은 이스타항공 해고자들의 목소리를 1년째 외면하고 있다. 코로나 재난으로 정부에서는 항공업계에 거액을 지원했으나 아시아나케이오 사용자는 무급휴직을 강요했다. 정부의 지원으로 사용자가 10%만 추가하면 고용을 유지할 수 있었지만, 사용자는 노동자들을 해고했다. 지노위, 중노위의 부당해고 결정에 사용자는 법원 소송 중이다. 그 사이 4월 말 정년을 맞이하는 아시아나케이오 노동자들은 정년 전 복직을 요구하며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단식 중이다. 여의도 엘지트윈타워를 청소하는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을 만들었다고, 권리를 주장했다고 집단해고 당했다. 원청인 엘지가 용역사를 바꾸는 수법으로 집단해고를 한 것이다. 

 

노동조합의 울타리, 그것도 공공과 사회서비스의 울타리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의 상황이 이런데 근로기준법으로 보장받지 못하는 5인 미만 사업장의 노동자, 영세자영업자들의 현실은 오죽하겠는가. 

재난은 가지지 못한 자에게 더 가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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