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말달리자
좀 짧아 둥그스런 모양이 이쁜 소주잔
하얀 거품에 시원한 기포가 매력적인 맥주잔
소시적 법인카드로 겁없이 달렸던 날씬한 위스키잔
오랜 친구마냥 정겨운 막걸리잔
요즘 맛 붙인 얼큰이 와인잔
소주는 쓴맛이 싫고
맥주는 배불러 싫고
위스키는 비싸 싫다
막걸리는 걸쭉한 트림이 싫고
와인은 따기 힘들어 싫지만
요즘은 거리두기가
더 싫습니다
그다지 좋아하지도
많이도 못마시지만
언제부턴가
띵~
쨍~
툭!툭!
텅~텅~
부딪치며 시끌벅적한
잔들의 요란함이 그립습니다
쓰담쓰담
토닥토닥
다독거리며
위로 해주고
위로 받았던
그때가 살갑습니다
지친 하루,오늘은 막걸리잔으로 달려볼까 합니다
총각김치를 기본 베이스로 깔고
동태전
녹두전
순대볶음
홍어무침
코다리찜
이 좋을 듯 합니다
소주잔
맥주잔
술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여럿이 마주칠수 있다면
커피잔도 좋습니다
빈잔은
위로로 채우고
첫잔은
공감을 채워
막잔이
같이로 콸콸
넘쳤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