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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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

 

 

며칠 전 큰아이와 늦은 점심식사(이른 저녁식사)를 하다가 6시가 되어 식당 직원으로부터 나가 달라는 부탁을 받은 일이 있습니다. 코로나19가 오기 전까지 가족끼리 식당에서 같이 음식을 먹을 수 없는 시절이 올 것이라 예상을 할 수나 있었을까요? 그동안 너무도 당연한 것이었던 많은 것들이 실제로는 당연한 것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2012년 대선 직전에 회사의 젊은 직원들 대부분이 독재자의 딸을 지지하고 존경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느꼈던 패배감이 기억났습니다. 수많은 시민들이 피 흘리며 가꿔온 민주주의가 어째서 이리 허약한지 궁금했습니다. 우리 세대가 목격했던 민주화, 독재정권을 끝내고 정치적 민주화를 달성하였던 것이 사실은 경제적 강자가 약자를 착취할 수 있는 보다 쉬운 환경을 만들어 준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민주화가 당연히 보다 나은 미래를 가져다줄 것이라는 믿음은 흐려지고 젊은이들이 느끼는 상실감에 대하여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건물주를 조물주에 비유하는 사회에서 몇 명이나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을까요? 언젠가 2호선 삼성역에서 울면서 지나가는 여성을 본 적이 있습니다. 엉엉 울면서 전화기에 대고 "엄마, 믿는다는 소리 그만 해, 믿는다는 소리 하지 마."하면서 소리치고 있었습니다. 무한경쟁 속에 떠밀려 '노~오~오~력'하다가 절망하고 있는 한 사람의 모습이 아니라 주위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우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패배의식을 떨치고 나 스스로 뭔가 하고싶은 마음이 협동조합에 대한 관심이 되었습니다.

 

길목인을 통하여 협동조합에 참여할 기회가 생겼고 이제 길목인이 창간 4주년이 되었습니다. 그동안 많은 분들의 노력을 보면서 그 노력들을 당연시하지 않아야 한다고 되새기고 있습니다. 그리고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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