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두께만큼 쌓인 관성을 깨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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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의 두께만큼 쌓인 관성을 깨기 위해서

 

 

2022년 대통령 선거를 앞둔 대선 정국에서 난데없이 한 야당의 유력 후보가 전두환에게 배울 게 있다고 해서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습니다. 발언 영상과 그 이후의 유감 표명 영상까지 보니 평소 생각이 드러난 것 같습니다. 히틀러나 이완용에게도 배울 ‘기세’입니다.

 

문득 40년이 흘렀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저희 세대는 ‘선도투쟁’, ‘창조적 소수’ 같은 용어에 익숙합니다. 어떤 일을 앞장서 하거나 돌파하는 느낌이 강하지요. 군부독재시기에 적합한 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몇 사람의 머리에서 나오는 것으로 조직 전체가 휘둘리거나, 그들의 역량이 부족하면 조직이 한계에 부딪힐 수도 있습니다. 이젠 집단 지성의 시대에 맞지 않는 ‘낡은’ 방식이 되었습니다.

 

길목에서 ‘청년사업’을 처음 준비한 것이 2016년~2017년. 잘 안됐지요. 2020년에 다시 시작해서 지금까지 왔습니다. 가장 큰 차이는 일하는 주체가 청년그룹이 되었다는 점입니다. 20대 중반에서 40대 초반에 이르는 젊은 그룹이 길목 청년사업의 중심이 되어 자신들의 관심사를 사업으로 만들고, 자신들의 방식으로 일을 추진하면서 청년사업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습니다. 제가 청년사업 담당 이사로 한 일은, 판 만들고, 예산 지원하고, (불필요한 일에 신경 쓰지 않게) 울타리 쳐 주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속한 향린교회에서 ‘내리막길’의 절박함으로 추진하는 ‘미래선교’의 여러 ‘시범사업’에서도 청년그룹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어서 희망의 빛이 조금씩 비치고 있습니다. 

 

요즘 학교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고, 스타트업에 관여하면서 20대와 접할 일이 많은데, 그들이 팀 프로젝트를 통해 만들어 낸 결과가 상당히 훌륭하다는 걸 목격하고 있습니다. 서로 존중하며 토론하고 진행하는 것은 저의 20대 때보다 훨씬 나아 보입니다. (1) 자신들의 관심 분야에 관한 제안 (2) 토론 (3) 결정(공감) (4) 실행의 과정을 충실하게 거칩니다. (1) 관심 있는 의제에 대한 제안 (2) 평등한 지위에서 서로 존중하는 적극적 토론 (3) 그룹 내에서 최선을 다한 결정(공감) (4)적합한 일 분담을 통한 협업 실행이 각 단계에서 이뤄지는 것이 관건입니다. 얘길 들어보면 어려운 점도 있지만 어느 정도 잘해 나가는 것 같습니다. 물론 잘 안 되는 측면, 잘 안 되는 팀도 있지요. 그런 부분을 돕는 게 제 역할이기도 하고요. 

 

이제는 몇 사람이 주도(헌신)해서 조직이 잘 되는 시대는 지난 것 같습니다. 관심 있는 구성원이 제안하여 토론하고 조직의 사업으로 만들고 서로 할 수 있는 만큼 분담하여 추진되도록 만드는 시대가 된 것이지요. 그러한 환경과 문화, 절차를 만들고 협업할 수 있도록 끌어가는 것이 조직의 주요 직책을 맡은 사람은 임무가 아닐까 합니다. 저 역시 ‘깨어’있지 않으면 세월의 두께만큼 쌓인 관성에 끌려갈 것 같아 노력하고 있습니다. 집에서도 마찬가지지만, 학생·청년들과 회의를 하게 되면 제 자신도 모르게 말이 많아지지 않으려고 조심합니다. 50대 이상이 다수를 차지하는 조직에서 청년들이 함께 있다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벌써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준비하는 시기가 됐습니다. 길목과 교회, 단체에서 구성원들의 자발성을 끌어내는 새로운 방식, 새로운 목표를 찾아내면 좋겠습니다. 가을의 한가운데를 지난 요즘, 파란 가을하늘 즐기시며 한 해 마무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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