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에서 사회선교센터 길목협동조합의 설립취지와 배경, 그리고 사단법인, 재단법인이나 단체가 아닌 ‘협동조합’으로 설립하게 되었고 그 준비과정에서 어떤 고민들을 했는지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김지수: 되돌아보면 이 길목협동조합에서 핵심적으로 활동하는 사람들은 여전히 협동조합의 폭넓은 참여를 이끌어 낼만한 그런 것에는 익숙하지 않고, 기존의 사회단체에 사업방식이 익숙했던 게 아닌가. 제 자신부터 그렇습니다만 협동조합의 장점, 그러니까 조합원들의 자발적인 참여에 의한, 이사장님도 얘기하셨지만 ’다양한 장을 만들어주고, 조합원들이 원하는 소모임들이 활성화되고, 이럴 수 있는 장으로써 협동조합이 활발하게 활동하지 못했다‘는 점은 원래 협동조합의 취지들을 살리는 데에 있어서 우리의 반성이 필요한 부분이 아니었나 이러한 생각을 하게 돼요.
고상균: 네, 저희가 이야기를 진행해가면서 심각하게 나누어야할 문제인거 같습니다.
김지수: 그럼 먼저 길목협동조합의 온라인 활동에 대해 이야기 나누어보시죠. 준비모임에서 ‘사회선교센터라고 하면 건물이라도 한 채 있어야 되는 거 아닌가?’ 공간에 대한 논의도 많았습니다. 홍 이사장님이 ‘꼭 그렇게 공간 우선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온라인 활동으로 일단 시작하는 게 좋겠다’라는 제안하셨고 그 제안은 길목협동조합의 설립과정에서 중요한 변환 점이었습니다.
사회선교센터 길목협동조합은 온라인 공간에서 출발했다
소통과 나눔, 활동 공간으로서 길목의 온라인 네트워크의 현주소는?
고상균: 2012년, 즉 초기 준비상황에서 온라인 사업은 다른 부분에 비해 매우 구체적인 사업들이 제시되었었습니다. 길목협동조합 홈페이지를 통해 시민사회단체 및 교회들의 유의미한 프로그램들을 연결하는 사업, 길목 소식지, 방송 강좌 등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를 위해 이규성 실행위원을 포함한 운영팀을 만들자는 제안도 이었지요. 1년 정도 후 김무진 조합원이 운영팀 참여의사를 밝혔지만, 더 구체적 논의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홍이승권: 온라인에 대해서 좀 말씀드려보면, 온라인에서 이런 활동을 하는 그런 단체는 필요하죠. 근데 우리는 아마추어니까 잘 안 되는 거고. 한 개인의 어떤 헌신을 바탕으로 해서, 길목의 편지가 진행이 계속 됐었고. 이런 것들을 생각하면 과연 우리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게 뭐냐 여러 가지 생각해본다면 온라인은 아닌 거 같아요. 그러니까 도심 안에 명동 사대문 안에 있는 이 지역에서, 어떤 하드웨어는 없지만 소프트웨어로 할 수 있는 게 뭐냐. “소프트웨어 적으로 할 수 있는 게 굳이 마땅하지 않으면, 어떤 하드웨어를 마련해야 되지 않겠느냐” 이런 논의를 좀 해야 될 거 같아요. 한국에는 이번에 ‘815평화실천단’이 지방에서 8월 15일까지 한 백 여 명이 왔는데, “우리교회에서 하루 15일 범민족대회 전에 잘 수 있겠냐”는 문의가 왔을 때, 목회실과 몇몇 결정 단위에서는 “좀 힘들지 않겠느냐. 밤 11시에 오는데.” 그때 딱 생각이 드는 게 길목 협동조합이 그런 분들을 재울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면, 마치 밀양 할머니들이 향우실에서 주무셨잖아요. 그러니까 도심이라는 위치가 행사에 의해서 많은 노동자들 농민들이 여기에 왔을 때 숙박할 수 있는 공간이라도 만들어주는 것, 그것이 “온라인보다 훨씬 더 우리가 할 수 있는 좋은 선교의 방향이 아닌가?” 이런 생각을 저는 해봤었거든요.
김지수: 사실 온라인 활동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굉장히 임팩트가 있었던 것 같아요. 매일 기도편지가 온다는 것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감동했고, 그것이 조합 가입으로 이어지고, 활동에 참여도 하고 이런 측면이 있었던 것 같은데, 그것이 적극적인 참여로 이어지고 사업의 발전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그냥 느슨한 연결끈?
홍이승권 : 혹시 홍보의 문제가 아닐까 생각이 드는데요. 그러니까 홍보의 방법은 오프라인도 있지만 온라인이 공중전과 같은 느낌이고, 오프라인에서는 길목협동조합 가입하라고 가입원서 주는 것은 육군이라는 의식이고, 공군력을 바탕으로 해서 폭격을 하는 거죠. ‘이런 일을 한다’라는. 그래서 온라인 중에서도 온라인 활동 등의 상업 활동이 있지만, 홍보 마케팅의 측면은 또 다른 고려를 해야 될 거 같아요. 전문가가 없다는 것이고, 그것이 필요하면 컨설팅을 받아야 될 것이고, 이런 좋은 일들이 사람들한테 회자됐을 때, 어떤 스토리가 있는 이야기로 전달이 됐을 때는 영혼의 교감이 되지만, 팩트 위주의 사실만 전달했을 때는 이성만 깨울 뿐이죠. 전 그래서 스토리를 쭉 만드는 게 좋을 거 같아요. 향린의 60년 역사와 40년 갱신선언과 같은 길목 협동조합만의 스토리를 만드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오늘 이런 좌담회도 그런 일중에 하나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또한 그런 것들을 엮어서 만들어내는 스토리텔러도 매우 중요하다. 이 말씀을 좀 드리고 싶습니다.
홍영진: 온라인 활동은 지금도 계속 생각해야 되는 부분인데, 기독교내에서도 그렇고 기독교 밖이라도 그렇고, 우리가 맨 처음에 했던 프로그램들이 있잖아요, 교사들에 대한 교육프로그램, 여성지도력 프로그램 등은 우리가 갖고 있는 문제의식을 해결하기 위해서, 고민하고 정리해서 전달하면 변화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지요. 지금 기존의 교회시스템 속에서는 교리를 가르치고 그대로 따르게 하는 것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향린에서 고민하는 내용들, 아니면 향린이 이러했으면 좋겠다는 내용들을 좀 더 많은 사람들한테 전달을 하려면, 확산시키는 방법으로 온라인이 제일 현실적인 방법이겠다고 생각한 것이지요. 그리고 한쪽에서는 방송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었는데, 이런 것이 우리가 할 수 있고, 꼭 해야 되는 일이고, 지금도 필요하다고 생각되는데 안 되고 있는 것 중의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지수 : 홍이승권 조합원이 말씀하셨듯이 그게 개인적인 헌신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던 이런 상황에서 조직적이고 체계적이진 못했던 거죠. 그것이 우리의 중심적인 활동이 되기에는 확실히 우리의 역량이 조금 부족한 측면이 있지 않냐. 이런 것은 저도 동의가 되는 거 같습니다.
저는 일단은 실행위원들의 기획이 잘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기획이 잘된 부분도 있고 어려웠던 부분도 있었던 것 같아요. 근데 핵심적인 문제는 기획이 잘된 것들에 대한 평가가 후속이 어떻게 갈지에 대한 기획이 없었어요.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서양미술사가 잘됐다, 또 서촌기행이 굉장히 호응이 좋았다, 또 평화기행이 좋았다 그러면 그걸로 끝나는 거예요. 그 후속, 거기에 참석했던 사람들이 어떻게 더 조합의 활동을 활발하게 참여하게 할 것인지, 그 잘된 사업들의 후속으로 어떻게 그 사람들을 참여시킬 수 있을 것인가... 그런 고민들이 좀 부족했다고 생각이 들고요,
고상균: 지금 저희 이 이야기가 2012년 사업으로 완전히 넘어간 건가요? (웃음)
김지수: 자연스럽게 넘어간 거라 볼 수 있죠.
길목의 프로젝트 기획들과 사업방식은
조합원들의 활발한 참여를 이끌어내기에 충분했는가?
고상균: 네 그러면은 그러면 그 지금 주셨던 이야기에 대해서 일단 제 생각을 말씀드리고 2012년 말미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좀 전에 실행위원장님께서 주셨던 이야기가 사실은 저도 가지는 고민입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진행된 프로그램에 대한 대한 후속조치가 거의 없었다고 봅니다. ‘좋은 교회학교 강습회’, ‘밝힘녀 프로젝트’ 등이 대표적인 예일 겁니다. 이 가운데 밝힘녀 프로젝트는 두 번 진행하는 가운데 교회개혁실천연대와의 연대사업, 참가자 기수운영 등의 성과를 냈습니다만, 이후 조직적 뒷받침과 행정지원이 따르지 않았습니다. 같이 사업을 진행했던 개혁연대에서 해당프로그램 참석자들을 중심으로 교회 내 성평등 문제를 고민하는 이들의 활동이 이어졌던 것과는 무척 대조적입니다. 우리에게는 없어진 프로그램이 되어버렸지요. 기행프로그램도 고민해 볼 지점이 있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우리의 오키나와 평화기행 프로그램을 안내받았던 부천지역 시민사회조직에서는 그 후 정기적인 오키나와 기행과 학습모임을 운영하고 있습니다만, 정작 우리에겐 남아있는 것이 없습니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저는 후속조치에 대한 정밀한 고민이 없었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게 여겨집니다. 예를 들어 오키나와 1기, 오키나와 2기 등의 기수모임 조직에 대한 지원, 혹은 전 참여자를 중심으로 하는 차기 ‘기행 준비위원회’구성 등, 프로그램을 통해 만난 존재들과의 인연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없었다는 것이지요. 이를 위한 사무국의 지원도 필요하다 생각됩니다. 기행 프로그램의 첫 번째 홍보대상은 다른 기행 프로그램 참여자가 아닐까요?
홍영진 : 저는 그 ‘밝힘녀 프로젝트’를 교회개혁실천연대에서 이어가는 것을 좋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만들었지만 우리 것이 아니라도 뭔가를 싹틔우는 씨앗의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면 큰 역할을 하는 것이지요. 전교조 부천지회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조합원들이 조금 더 적극적인 참여, 자기를 개발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데, 우리가 좀 더 잘할 수 없는가 하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지금 얘기했듯이 소위 말하는 후속 프로그램이나 이런 것들은 분명히 준비해야 되지만, 나는 그 ‘밝힘녀 프로젝트’가 거기서 끝난 줄 알았더니 그렇게 지속되어 나간 소식을 들으니 좋고, 다른 데서 하는 것 자체는 상관이 없다는 생각이 드는데...
고상균: 이사장님의 말씀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습니다. 다만 우리 안에서 진행되지 못한 문제를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홍영진: 중요한 지적입니다. 결국은 누군가가 지속적으로 헌신해서 일할 사람이 필요한 것인데, 사실 우리가 애초에 생각한 것은 조합원이 이 일을 하는 것을 바란 것이지요. 사무국이나 위원장이나 실행위원장이 아니라, 조합원 중에 자기 일로 생각을 하고, 만들어 나가길 기대를 했는데 그것이 안 된 것이지요. “그걸 과연 어떻게 할 것이냐”라는 것이 앞으로의 숙제인 것이고, 확산시키는 방법에 있어서도 누군가가 해주면 참여는 하지만 자기가 적극적으로 만들어나가는 과정에 있어서의 한계가 보이는 점이 있고, 또 한 가지는 아까도 언급 했지만 조합원들 외에는 관심이 없는 것입니다. 서촌기행, 평화기행, 서양미술사처럼 의미도 있고 재미도 있으면 많은 사람들이 참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사실은 그 내용 자체가 끌어들이는 힘이 있어야 되는 데, 그렇다고 재미에만 중점을 둘 수도 없기 때문에 고민이 있지요. ‘월례정기강좌’는 참석 숫자가 적음에도 불과하고 가치가 있고 다루어야 되는 내용이라고 판단이 되면, 참석을 하지 않더라도 온라인으로도 볼 수 있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고 판단하고 지속하고 있는데, 그래도 개설된 프로그램에 참여율을 높이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에 대한 이해와 사회에 대한 인식을 넓혀 나가면서 성찰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되는 것인데, 교육 프로그램에 한정해서 이야기해 본다면, 현재 가지고 있는 문제는 그런 프로그램을 하는 데가 너무 많고, 많은 곳에서 무료로 진행하고 있는데 우리는 회비를 받고 진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동안 진행해온 프로젝트들을 통해
‘길목’다운 프로그램과 사업방식, 그 조건들을 생각한다.
김지수: 비교적 성공적인 사례들도 있어요. 대표적으로 ‘도시락 싸들고’ 같이 윤선주 조합원이 하고 싶어 하는데 개인적으로 하긴 쉽지 않은 사업들이 있잖아요. 근데 길목이라고 하는 틀을 통해서 일정한 소액이지만 예산지원이 되고, 조직을 통한 홍보가 있다 보니까 처음에 한명이 하다가 두 세 명이 같이하면서 꾸준히 진행되는 이런 사업들이 있어요. 이렇게 본인이 하고 싶었던 그런 사회적인 연대, 활동들을 길목이라는 틀을 이용해서 잘하고 있는 그런 사례들이 있거든요. 그리고 그거보단 좀 약하지만 예를 들면 평화기행에서 배기봉 선생님이 매번 자원봉사하시는 것 이런 것도 좋은 사례인 것 같아요. 길목에서 평화기행을 꾸준히 할 수만 있다면 본인이 계속 그런 것들로 기여할 수 있는 이런 사례들을 넓혀갈 수 있으면 좋겠죠. 그래서 어떤 것을 자기가 하고 싶고 그런데 이게 사회적으로 의미가 있고 다른 사람들한테도 도움이 되는 일인데 자기가 틀을 가지기는 어렵다. 근데 그 틀을 길목이 제공해주고 그 사람들이 길목에서 적극적으로 봉사하면서 그런 것을 확산시켜 나갈 수 있는 이런 모임들을 계속 만들어간다면 길목이 더 풍요로워질 수 있을 것 같기는 해요
고상균: 표현이 썩 좋진 않습니다만, 프로그램 고민에 대해 군 개념을 빌어 설명을 드리고 싶습니다. 그것은 우리 조직을 소위 전선으로 나가는 전투부대로 볼 것인가, 아니면 포병과 같이 전선을 화력 지원하는 단위가 될 것인가, 혹은 이와 같은 전투부대 전체에 대한 전투근무지원단위로 규정하는가에 대한 것입니다. 제 생각에 우리 협동조합 혹은 사회선교센터가 직접 전선에 뛰어드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단위들은 이미 다양한 형태로 한국사회 속에서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해당 단위들이 지속가능한 활동을 보장해 줄 대책이 거의 전무하다는 점입니다. 여기에서 우리의 역할이 드러납니다. 각종 형태의 지원 사업이지요. 우리가 협동조합 창립 전 시험프로그램으로 진행했던 ‘좋은교회학교 강습회’는 선교 일선에서 활동하고 있는 교회단위의 교육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중요한 자리매김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기행, 학습, ‘심심’ 등 우리 프로그램 대부분은 현장에 서있는 분들의 여러 필요를 충족시켜주는 프로그램이어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김지수: 사실은 그런 면에서 ‘심심프로젝트’가 굉장히 성공적인 사례에요. 지금 생각해보면 심심을 통해 상담을 지원하겠다고 하는데 초반에는 신청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었고. 왜 이렇게 사람이 안 오지? 이런 고민들을 했는데, 그게 조금 자리를 잡으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이 들어올 거라는 이야기가 현실화되었지요.. 지금 와서 보면 ‘심심’은 그 자체로 조합을 만들어도 될 정도의 사업으로 성장해있고, 굉장히 모범적이에요. 모범적이라는 거는 첫 번째는 실무적으로 이 일을 하고 싶어 했던 사람들이 잘 연결이 됐다는 것. 이은경 선생님을 중심으로 상담사들이 자기들의 돈벌이만으로 생각을 한 게 아니라, ‘보람 있는 사회적인 기여를 하는 이런 상담을 하고 싶다‘라는 이런 마음이 있었는데, 그런 사람들이 조직에 잘 연결 됐다는 것. 그리고 노경선 박사같이 전문성을 가진 분이 상당히 장기간에 거쳐서 이런 상담하는 사람들이 학습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일종의 후방지원 시스템이 잘 가동됐다는 것. 그리고 나아가서는 그런 것들이 네트워크로 발전해, 불교, 천주교, 이런 영역의 주체들이 연결되면서 되면서 전국적인 역량으로 성장해갔다 이런 측면에서 아주 모범적이에요. 사실 여러 가지로 굉장히 우연인 것도 있고 의도적인 것도 있지만 굉장히 성공적이고 모범적인 사례에요. 전문성 있는 분들의 헌신, 그리고 준비된 활동가들의 결합, 그리고 수요와 공급을 연결을 할 수 있는 네트워크의 활성화. 이런 것들이 성공 요인이었는데, 그런 것들을 우리가 모범으로 삼아서 다른 사업들을 기획을 해본다면, 그런 좋은 성공적인 사례들이 더 나올 수 있지 않나 싶어요.
원래 우리가 처음 생각했던 청소년들을 위한 프로그램. 대안학교라든지 이런 부분이 있고, 제가 요즘 생각한 것은 일종의 문화운동을 하는 분들의 연대와 같은 것도 있고, 또 하나는 최근에 성소수자 운동이나 여성운동을 하는 분들, 이런 분들을 위한 장을 우리 길목이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앞으로도 정밀한 기획과 조사들이 필요하겠지만 그런 것들도 가능할거라는 생각을 해요.
조직적인 면에서 사회선교센터 길목협동조합은 답보상태다
우리 안의 문제점은 없는가? 적극적으로 그 해결방법을 찾는다면?
홍영진: 맨 처음 만들 때 향린공동체가 모체가 되고 확신시키자 이런 생각이었는데, 실제로 지나고 보면 조합원으로 가입한 사람들 외에는 그렇게 큰 관심이 없는 것 같습니다. 과연 이것을 우리가 어떻게 봐야할 것 이냐하는 문제가 하나가 있고, 또 하나 재미있는 것은 경험해보니까 우리가 어떤 계획을 만들면 바로 잘 되는 것이 아니라 시간과 예산을 들여서 상당기간 준비를 해야 하나의 결실로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실제로 실천과정이라는 것은 애초에 우리가 생각했을 때 “사회선교라는 구호만 걸면 교회가 모태가 되니까 교인들이 다들 소극적이든 적극적이든 동참을 하거나 참여할 것이다.” 이렇게 생각을 했는데, 실제로는 그렇지가 않다는 것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모태가 되니까 교인들이 다 참여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보니까 그것은 아니고. 실제로 만들어나가면서 거기에 공감을 하고 참여하는 사람들을 새로 만들어야 되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향린 공동체가 제일 손쉬운 틀이긴 하지만, 향린교회와 다른 향린공동체 멤버들이라도 전혀 관심이 없는 사람들도 꽤 많은 것 같습니다. 어떤 명분이나 60주년 기념이다 이런 것 갖고서는 실천이나 참여를 끌어들이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적으로 조합원들이 계속 무엇인가를 만들고, 그것을 꽃피우는 과정이 필요하고, 그 과정 속에서 아니면 그 과정 후에 참여를 더 넓히는 이런 것들이 실제적으로 매우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홍이승권: 거기서 좀 제가 좀 깊게 부분을 말씀드리자면, 모든 집단이나 사회조직에는 에러가 있다고 생각해요. 근데 지금 이사장님이 말씀하시는 거는 “시스템 에러”인 거 같아요. 어떤 조합원들이 시간이 굴러가면 굴러갈수록 더 참여를 해야 되는데, 만약에 더 참여가 떨어진다면 그 시스템을 고민해봐야 되는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이를테면 임기가 있는 운영위원, 임기가 있는 이사진들이 있잖아요. 그 운영위원과 이사진들이 본인이 다 참여할 수 있는 그러한 시스템을 만들어놨을 때 이게 경험하는 사람이 2년의 이사 임기동안에 그것을 경험하게 되면 계속 또 참여를 하게 될 것이고 계속 하던 사람이 하면 또 참여할 기회가 다른 조합원들이 없기 때문에 확산의 일로에서 시스템을 차단하는 측면이 있을 겁니다. 그런 면에서 봤을 때는 총회 때마다 임기를 정해가지고 서로 각 교회의 대표들이 이사로써 2명이상 참여할 수 있는 등의 좋은 제도가 보장되어 있죠. 새민족교회도 참여 하지 않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시스템은 잘 마련되어 있지만 실제로 사업을 하는데 있어서는 이사진들이 1개월에 한번 2개월에 한번 나와서 회의하는 정도. 형식상의 참여만 이끌어냈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런 부분들은 좀 극복해야 되어야 하고, 그런 “시스템 에러”도 있지만 “감정적인 에러‘도 있는 것 같아요. 조합이던 복지법인이던 교회든 사람이 하는 것인데, 그 구성원의 사람들의 결속력을 다지기 위한 어떤 그런 방법은 없을까 이런 고민도 좀 해봐야 되는데 그런 방법에 있어서는 아직 미숙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김지수: 굉장히 중요한 지적이라고 생각이 드는데요. 사실 제가 실행위원장을 하면서 고민했던 것들이지만 실천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중요하게 지적해주신 것 같아요. 지금 얘기했던 것처럼 사실 원래 생각했던 것들은 평화기행이든 강좌든 아니면 우리가 하고 있는 심심프로그램 이런 것들이 꾸준히 진행되는 과정 속에서 온라인뿐만 오프라인의 결합도, 예를 들어서 이사들이나 실행위원들이 시간을 내서 강남향린, 들꽃향린, 섬돌향린, 또는 새민족교회에 아예 가서 예배도 드리고, 인사도 하고, 또 활동보고도 하는 이런 오프라인 속에서의 결합들, 이런 것들이 있었으면 훨씬 더 참여가 활성화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래서 얘기한 것처럼 그런 활성화를 기초로 사업이 잘 진행되면, 사업이 진행된 다음에 그 이후에 확산과 그 이후에 연결들. 그걸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들. 이런 것들이 부족했던 것이 조합원들의 참여를 활발하게 불러일으키지 못한 한계로 작용했던 것이 아닌가,
고상균: 많은 부분 공감합니다. 먼저 조합과 뜻을 함께 할 수 있는 교회단위와 더욱 긴밀히 만났으면 합니다. 자연스레 향후 진로에 대한 이야기로 가고 있는 듯합니다.
- 다음 호에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