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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의 이름으로 함께한 미얀마 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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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 치유활동가의 이름으로 매주 일요일 미얀마 시민들과 연대한지도 1년이 훌쩍 넘었다. 쿠데타 초기 들려오던 비극적인 소식은 언론에 가려져 있을 뿐 진행형이다.

 

지난 8월 7일 낮 12시 반, 수원역 로데오거리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검정 옷을 입고 손에는 붉은 장미를 들었다. 미얀마 군부에 맞서 저항하다 처형당한 4명의 활동가를 추모하는 자리였다. 침묵시위에 이어 미얀마 군부의 고문과 사형집행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가만히 서 있어도 얼굴에 땀이 맺히고 등은 금방 축축해졌다. 한국의 노동 사회 인권 활동가, 이주노동자, 미얀마 시민 등 함께한 모두의 작은 행동이지만 세계평화와 민주주의라는 큰 의지를 담아내기엔 충분했다.

 

미얀마 군부정권의 폭력에 2천여 명이 넘는 시민들이 희생되었다. 미얀마에서 정치범에 대한 사형집행은 1976년 이후 46년 만이다. 그만큼 군부도 총과 폭력으로 저항을 막을 수 없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 아닐까. 마치 우리나라 1970년대 민주화 투쟁과 민주인사에 대한 사형집행처럼. 미얀마의 민주화와 평화를 기원하는 투쟁은 미얀마를 넘어서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곳곳에서 계속되고 있다.

 

미얀마 노동자들은 힘든 노동을 하며 휴일의 쉼도 뿌리치고 여전히 씩씩하게 피켓을 들고 있다. 군부의 폭력이 얼마나 지속될지 가늠하기 어렵지만, 서로를 격려하며 버티고 있다. 워낙 SNS가 발달한 세상이라 매주 올리는 시위 소식을 미얀마 군부도 매의 눈으로 볼 것이다. 그래서 걱정이다. 피켓을 든 청년들이 미얀마로 돌아갔을 때 무사할 수 있을지가.

 

지난 6월에 긴 호흡으로 미래를 고민해보자며 작은 수련회를 준비했다. 1년 이상 계속되는 싸움의 막막함과 두려움을 꺼내고 위로하는 자리였다. 미얀마에 돌아가서도 민주시민으로 어떤 역할을 할지 고민을 나누기도 했다.

 

문경의 작은 수련원이 자리 잡은 희양산 마을 공동체의 환대는 지극했다. 미얀마 민주주의를 위해 아빠가 반주하며 아이와 엄마가 노래했을 때 모두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마을 사람들은 전, 김치, 막걸리, 과일 등 음식을 가져와 상을 차렸고 미얀마 청년들도 전통 음식을 준비해 나누었다. 두 나라의 군부 쿠데타와 민주화 운동의 닮은꼴에 관한 얘기를 나누며 이해의 폭도 넓혔다.

 

함께한 20여 명의 미얀마 청년들은 수원역 아스팔트 위 연대에 머물지 않았다. 한적한 시골 마을 공동체는 미얀마 노동자를 따스하게 품어 주었다. 모두는 고향에 온 듯 가슴속 응어리를 풀어내며 단단해지는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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