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서 '평화'를 새기는 문정현신부님(2017년 11월)
나는 왜 남쪽 끝 상처받은 강정마을을 떠나 다시 미국 대사관 앞 광화문광장 한복판으로 찾아왔는가? 전쟁의 위협이 그늘진 어두운 세상에서 평화가 찾아오기를 간절히 바라는 기도를 바치기 위해서입니다. 나는 최근에 일어나고 있는 한반도 전쟁 위기를 접하면서 무기력한 자신과 우리의 위태로운 처지를 바라보면서 숱한 밤을 지새워야 했습니다.
(2017.10. 24 문정현신부님의 한겨레신문 기고문 중)
겨우 6개월 전 입니다.
광화문에서는 곧 일어날 지도 모르는 미국의 북한공격을 우려하는 반전운동들이 계속 되었습니다. 트럼프대통령과 그의 핵심참모들은 언제라도 전쟁을 개시할 듯 여겨졌습니다. 이런 상황임에도 대한민국 국민들은 전쟁의 공포를 체감하지 못하고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 해외언론의 가십거리로 보도되곤 했습니다.
광화문 다른 한 쪽에서 평창동계올림픽을 홍보하는 행사가 연일 이어지고 있었지만 이에 관심을 두는 사람들은 적었고 성공적인 올림픽개최를 기대하는 분위기도 아니었습니다. 심지어 남북단일팀, 남북공동입장에 대해서 부정적인 여론(댓글)도 많았습니다.
이명박·박근혜 정권 중 남북교류가 차단되고 심지어 개성공단이 폐쇄되면서 북침전쟁 준비는 아닐까(?)하는 망상에 사로잡힌 적도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정권은 교체 되었지만 미국정권의 전쟁위협은 점차 커지고 있었습니다.
겨우 6개월이 지나고 남북정상회담이 있었습니다.
모두의 예상을 뛰어 넘는 일들이 2018년 4월 27일 하루 종일 눈앞에 펼쳐졌습니다.
하지만 북한정권의 통 큰 행보(?)는 그들이 실감하는 전쟁위협의 크기와 비례 한다고 생각됩니다. 종전선언과 불가침협정, 비핵화이행이 달성될 때 까지 위협은 우리 곁에 머물 것입니다. 그리고 평화를 위태롭게 하고 대결구도를 만드는 것이 본인들에게 이익이 된다고 믿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국가에 있고, 우리나라 안에도 강력한 정치세력을 형성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