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문덕 강좌후기 - 니체와 기독교, 그리고 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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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실재(實在)에는 이름이 있다. 다시 말해 이름이 있어야 있는 것이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 와서
  꽃이 되었다.

 

  (김춘수의 ‘꽃’ 중)

 


모든 상품(商品)에는 이름이 있다. 특히 문화 상품에는 이름이 아주 중요하다.
이름(naming)이 실체(實體)에 다가서게도 하지만 그 실체를 만들기도 한다.
이것이 영화나 드라마의 이름 만들기가 마켙팅의 핵심 요소인 이유이다. 이름 만들기에서 “시선 끌기”는 가장 중요한 고려 사항이다.

 

“어, 이게 뭐지?”

 

이번 강의의 제목이 나의 시선을 잡았다는 점에서 이름 만들기는 대성공이다.

 

"니체와 중용", 이 naming에서 여러분은 어떤 단상(斷想)이 떠오르는가?
니체는 19세기 말 서양 철학을 이끈 철학자(哲學者)이고 중용(中庸)은 기원 전 4~5세기 경 공자의 손자인 자사(子思)가 쓴 동양 유교 철학의 중추인 사서(四書)중의 하나의 책이다.
이 강의의 부제는 ‘<안티크리스트>와 <중용>읽기’이다. 서양 철학을 대표하는 니체의 대표적 저서와 동양 유가 철학의 진수를 원문으로 읽어가며 그 맛을 알아보자는 것이다. 도대체 공통점이 있기나 한 것인가?

수강자 대부분이 기독교인 까닭에 <안티크리스트>에 대한 관심은 대단히 많았다. 적개심에 바탕을 두면서 선과 악이라는 이분법에 의하여 인간의 영웅적이며 당당함을 앗아가 버리는(데카당스) 제도화된 그리스도교와 인간의 건강한 삶을 회복하려는 예수의 진정한 가르침을 철저하게 구분하면서 서양 역사 전체를 흐르는 기독교적 사고방식 전체를 비판한다는 점에서 우리 기독교인들이 꼭 읽어 보아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중용은

 

1) 인성의 근원과 전개를 밝히고(天命之謂性, 率性之謂道, 修道之謂敎)
2) 인간과 하늘의 관계, 인간과 인간의 관계, 인간과 사회의 관계를 밝힌 다음
3) 인간이 성(誠)을 바탕으로 하늘로 돌아가는 성인(聖人)에 관한 설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도대체 공통점이 있기나 한 것인가?

니체의 초인(超人)은 모든 존재의 근원을 이루는 힘, 활력인 권력을 추구하는 것이 ‘권력에의 의지’인데 이것을 통하여 자신의 현 상태를 초월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며 인간 자신의 주인이 됨으로써 지금껏 상상할 수도 없던 새로운 세계를 만들 능력을 가지며 실현시켜 가는 사람을 말한다.
중용의 성인(聖人)은 천하의 원칙과 근본을 세우며 그것을 실행함으로써 하늘과 땅이 만물을 낳고 자라게 하는 위대한 행렬에 참여하는 사람이며, 성실함을 실천하여 사람과 만물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세상을 만드는 사람이다.
둘이 초인(超人)과 성인(聖人)에서 만나나? 도대체 공통점이 있기나 한 것이구나!

蛇足~~~

8강으로 계획했던 것이 11강으로 늘어나 마지막 강의는 5월 9일 대통령 선거 투표일에 있었다. 강의 중간에 출구 조사를 보고 강의 마치고 개표 방송을 보고, 뒤풀이하면서 느꼈다. 초인이나 성인은 짠~ 나타나는 것이 아닌 우리 자신이 만들어 가는 것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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