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사진으로 유명한 사진작가의 다큐멘터리를 보면 인물의 개성을 찾아내기 위해 오랜 시간 대화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예를 들면 2시간 동안 인물이 겪은 삶과 인생관에 대해 잔잔한 대화를 나눈 뒤 작가가 생각하는 인물의 개성과 사진의 표현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실제 촬영은 20분 이내에 끝내는 경우이다.
내가 인물사진을 촬영하는 경우 1인 당 30분 이내의 시간을 할애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회공헌 성격의 프로젝트이고 한 번에 다섯 명 정도 찍기 때문이다. 짧은 시간 내에 '좋은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인물의 가장 자연스럽고 밝은 표정을 이끌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장애인 프로필 사진을 촬영할 때에는 의문이 하나 생긴다. '자연스러운 것'이란 기준을 장애인 모델에게 적용할 때 비장애인 인 내 생각을 적용하는 것이 맞는 것일까? 평소 웃는 표정과 다르게 마치 장애가 없는 사람인 듯 한 사진을 선택하고 있는 게 맞는 것일까?
사진 촬영 할 때 입에 '자연스럽게'를 달고 살면서 바보 같은 강요를 하고 있는 건 아닐까 고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