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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00 캐릭터 이게 진짜 사기거든요..."
아동내담자 A는 능력이 아주 좋은 게임 캐릭터를 설명하면서 "사기"라는 표현을 자주 썼다. 현실에서 아이들끼리 무심코 많이 쓰는 말이다.
근데 도대체 능력이 좋은 캐릭터를 왜 사기라고 말하는 건지 우리 한번 생각해 보자고 하니, A는 "능력이 말도 안 되게 좋으니까요."라고 대답했다. 능력이 말도 안 되게 좋으면 사기인가?
아이들은 게임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내면세계를 이야기하곤 하는데, 나는 A가 엄청 좋은 능력을 사기라고 표현하는 것이 마음에 남았던 거다.
우리가 하는 말은 의식적, 무의식적 마음을 담고 있다. 그렇다면 A가 자신의 좋은 능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위니캇은 치료면담에서 진정으로 의미 있는 순간은 아이가 자신의 능력에 대해 놀라워하는 순간이라고 했다.(도널드 위니캇, 놀이와 현실, p.86)
A는 정말로 좋은 능력을 많이 가진 아이이다. 그런데 그 능력을 자신이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그리고 좋은 능력을 어떻게 사용할까? 파괴적으로 사용하는지, 건설적으로 사용하는지? 혹시 A가 자신의 좋은 능력들을 믿을 수 없다고 여기지는 않는지? 여기서 내가 A의 좋은 능력을 봐줄 수 있을까에 대한 걱정은 없는지? 우리는 그런 대화를 나누었다.
A는 자신의 마음에 대해 깊이 생각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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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우리 어른들의 내면에도 그런 목소리가 있는 것이 아닐까?
소위 성공한 사람에 대해, 능력이 좋은 사람에 대해 사기 캐릭터라고 여기는 마음 말이다.
그 생각을 통해 얻는 것은 무엇일까?
어떤 마음의 위안이 있는가?
사기 캐릭터라는 말을 통해 우리는 어떤 감정을 날려버리고 있을까?
능력이 좋은 사람에 대한 우리의 시기심을 인식하고, 느끼고, 다루어서, 그냥 "사기 캐릭터"로 치부해 버릴 것이 아니라 좋은 대상으로부터 정말로 배울 수 있는 문화가 정착되기를 희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