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공부하고 또 공부하고

오늘도 내일도 ‘심심’의 만남은 이어집니다.

안녕하세요, ‘심리치유프로그램 심심’(이하 심심)에서 개인상담을 진행하는 장은정입니다. 저는 세종로정신분석연구회 소속으로 공부하고 훈련하는 중입니다.  맨 처음 ‘심심’과 인연을 맺게 되었던 날이 생각나네요.

길목협동조합에서 시작하려는 ‘심심’의 취지와 방향에 대해서는 향린교회 교우이신 이은경 선생님을 통해 미리 조금 소개를 받았었죠. 그래서 저희 연구회 연구원들 가운데 ‘심심’에 참여할 의향이 있는 몇 사람이 자원을 했고, 그 몇 사람이 저희 세미나실에서 처음으로 채운석 실행위원장님과 조귀제 조직국장님(민주노총 공공운수)을 뵈었습니다. 그게 2014년 봄이었죠.

무시무시한(?) 민주노총에서 20년 넘게 투쟁하셨다는 조귀제 국장님의 얼굴이 너무나 편안하고 해맑았던 것이 퍽 인상적이었습니다. 채운석님은 본인이 캐나다에서 겪었던 개인적인 일화까지도 이야기하면서, 왜 노동운동을 하거나 시민단체에서 일하는 활동가들의 마음을 보살피는 사업을 추진하고자 하는지 말씀하셨습니다.
 

 

 

사회정의를 위해, 혹은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일하는 활동가들이, 실제로는 얼마나 자신과 가족들조차 제대로 돌볼 수 없는 곤경에 처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지 두 분이 말씀하시는데, 말이 전하는 진심의 온도는 뜨겁고, 그 내용은 슬프고 때로는 처참하기까지 하여서... 제게는 여운이 길었습니다.

그렇게 ‘심심’에 참여하기로 결정은 했습니다만, 실제로 사업이 실행되기 위해서는 정리하고 준비할 것들이 많았습니다. 한편 운영위원회에서는 ‘심심’을 운영하는 여러 원칙과 규칙 등을 마련하셨고, 저희 상담사들과 ‘심심’ 운영진이 만나서 서로 알아가는 일들도 필요했습니다. 또 무엇보다 ‘심심’ 사업을 홍보하고 알려서, 누군가 상담을 받으러 오게끔 만들어야 했는데, 초기에는 이것이 무엇보다 큰 숙제였던 것 같습니다.

제가 심심을 통한 첫 내담자를 만난 것이 2015년 봄이었으니, 그 때까지 한 1년 동안은 이런저런 준비를 하면서도 과연 이 사업이 제대로 갈 수 있을지 조바심 내기도 했습니다. 그 이후에 ‘심심’은 활동범위를 넓혀 심리치유 전문단체들과 함께 ‘통통톡’(사회활동가와 노동자 심리치유 네트워크) 발족에도 함께 하였습니다.

돌아보니 벌써 ‘심심’과 함께 한 세월이 4년이네요. 그 동안 ‘심심’을 통해 만난 내담자들도 꽤 여러 명이구요. 20-30회기 정도를 예정하고 만나는 상담입니다만, 경우에 따라서는 내담자들이 원해서 중도에 종결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럴 때는 마음이 좀 힘듭니다. 물론 20, 30회기를 만나고 헤어질 때도 아쉽고 서운한 마음은 여전하지요.
그러나 중요한 것은, 과연 이 상담이 내담자들에게 어떤 도움이 되고 있는가... 혹은 상담자로서 나는 내담자들의 이야기를 ‘바르게’ 듣고 있는가... 하는 것들이겠죠. 어쨌든 정답이나 끝이 없는 이러한 고민과 숙제가 상담자의 숙명(!)이려니 생각하고, 내일도 내담자들을 만나러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