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명숙81

삶에 도움을 주는 상담사 - 김경화 조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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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그날 성실하게,

삶에 도움을 주는 상담사로 매진하겠다

- 김경화 조합원

 

김경화 조합원은 초보 상담사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현재는 상담 일과 유기견들을 돌보는 봉사에 주력하고 있다고 했다.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 주며 실타래를 풀어 가는데 도움을 주는 일과 생명체를 돌보는 일은 따듯함으로 다가온다. 글을 써 보고 싶었으나 상담심리학을 공부하게 되기까지 개인적으로 감당해야 했던 내면의 갈등과 부단한 자기 끌어안음이 감지되기도 한다. 이는 타인을 더 넓고 깊이 이해하는 자양분이 되었으리라 짐작이 된다. 도움의 손길을 주면서 자신도 치유되는 경험을 종종 보아왔기 때문이다. 건강한 개인과 행복한 사회는 서로를 이해로 보듬을 때 싹트는 것이리라. 상담사로서의 김경화 님이 더 슬기롭게 펼쳐나가길 기대하며 응원한다. 자신을 드러내는데 조심스로워 하며 인터뷰를 마다하였지만 서면으로나마 응해 주셨다.

 

Q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길목의 조합원이 되셨어요. 기대되는 프로그램과 활동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심심'스터디에 관심이 많습니다. '심심'은 김경선 선생님을 통하여 소개받았습니다. 현재는 '통통톡'과 연계하여 연속적으로 개최하고 있는 <사회정의 상담 특강>에도 열심히 참여하고 있고요.

 

Q : '사회정의 상담 아카데미'를 소개해주실까요.

 

'통통톡'은 사회 활동가와 노동자 심리치유네트워크로서 지난 2016년부터 개인상담은 물론 집단 치유프로그램을 운영해 오고 있는데요, 찾아가는 치유활동과 교육 및 정책사업도 하고 있습니다. <사회정의 상담 아카데미>는 통통톡의 주관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올봄 3월까지 가을학기를 진행했고 이어 봄학기로 4월부터 7월까지 특강을 이어오고 있는 중입니다. 통통톡 회원을 비롯하여 길목조합원, 심심회원이나 사회정의 상담에 관심 있는 상담심리사 및 활동가가 대상입니다. 내용을 소개해 보면 소외, 그리고 사회정의상담(4월 성승연/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재난상황에서 찾아가는 인권(5월 박래군/4.16재단상임운영위), 노동의 세계에서 사회심리적 위험요인과 영향탐색(6월 장경희/치유와 연대의 공동체 두리공감), 과거의 나로부터 떠난다는 것(7월 6일 토 16시 홍은전/기록활동가,작가)입니다.

 

Q : 불교대학원에서 상담 공부를 하셨다고 들었어요. 일반 상담학과 다른 커리큘럼을 갖고 있는지요.

 

제가 전공한 상담심리학에서는 용어라든지 상담 방법, 상담 기술면에서 일반적인 커리큘럼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타 학과의 수업을 자유롭게 들을 수 있는 제도와 복수전공제도가 있어서 마치 대학처럼 다양한 수업을 접할 기회가 있습니다.(미술치료학, 자아초월 상담심리학, 심신치유학, 명상학 등등) 서울불교대학원에는 불교 상담학과가 따로 있습니다. 그곳에서는 상담에 불교원리를 접목시키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Q : 대학에서 했던 공부와 달리 상담심리학을 공부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대학교에서는 지질학과 공부를 하다가 뒤늦게 99년도에 학사 편입하여 문예창작 공부를 했습니다. 처음부터 원래 문학을 하고 싶어 했었는데, 이과이기도 하고 자기주장을 못하는 못난이였습니다. 소설가는 되지 못했지만, 나 자신과 인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심리학과 정신분석학을 제대로 접하게 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타로와 점성학, 수비학으로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자연스레 상담을 시작하게 되고, 상담이 진행될수록 정서적인 면을 다루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제대로 상담을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1999년부터 민예총에서 정신분석 수업을 7년간 꾸준히 공부해 왔던 것이 그런 바탕이 되었고요.

 

Q : '심심' 활동 외에 개인적으로 하시는 연구나 일이 있는지요.

 

22년 초부터 사회정의상담에 관심 있는 도반들과 함께 스터디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상담과 별개로 수비학(數秘學) 공부를 혼자 십 년 넘게 하고 있습니다. 인간에 대한 이해도를 넓혀주는 유용한 도구 중의 하나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수비학은 타로와 점성학을 공부하다가 발견했는데 타로, 점성학과 연결되어 발전한 분야입니다. 생년월일을 가지고 개인의 기질적 특성을 연구하는 것입니다. 사주명리학과 비슷한 면이 있지만 사주는 운명론적인 입장이고, 수비학은 우주의 에너지가 개인의 성격과 기질에 영향을 주지만, 운명이 정해져 있다고 보기보다는, 어떠한 에너지를 많이 쓸 것인지, 선택의 여지를 인정한다는 점에서 명리학과 차이가 있습니다. 제 개인적 생각으로는 TCI 심리검사 결과처럼 개인의 기질적 특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여겨집니다.

 

Q : 상담을 하실 때 자신의 한계를 느끼거나 내담자가 내 능력 밖의 상황이라 느낄 때도 있을 텐데요.

 

상담은 늘 어렵습니다. 모든 내담자는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 세계를 가지고 있고 모두가 개별성을 가지기 때문에 내담자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최대한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항상 슈퍼비전을 받습니다. 내담자의 소중한 상담 기회를 제가 망치지 않도록 해야 하니까요. 주로 대인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많죠. 아직 저는 초보 상담사라서 많은 사례를 경험하진 못했지만, 각자가 가진 문제점들이 표면적으로 드러나고 부딪히게 되는 지점이 대인관계이기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초보 상담사로 열심히 배우면서 상담에 임하는데요, 편견을 갖지 않으려 경계하고, 내담자 고유의 내면을 이해하려고 노력합니다. 말로는 이렇게 간단해 보이지만, 상담 장면의 순간순간마다 그러하기가 정말 쉽지 않다는 걸 자주 깨닫게 됩니다.

더군다나 상담에서 성공이란, 제가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내담자의 삶이 얼마나 긍정적인 변화를 가지게 되었는가로 보아야 할 터인데요. 저와 만났던 내담자들의 삶이 얼마나 편안해졌는지 저도 궁금합니다. 상담이 십여 회 넘게 진행될 때까지도 어린아이처럼 울던 내담자분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가끔 그분이 잘 지내고 있기를 기원하기도 합니다.

 

김경화님인터뷰_최근 사진 -유기견 봉사.jpg

 

 

Q : 상담 후의 피드백이나 상담 스트레스가 올 때 어떻게 하나요.

 

종결 회기에 항상 지난 상담에 대한 피드백을 주고받게 되어있습니다.(종결 회기의 과제 중 하나입니다.) 또한 기관에 따라 종결 시의 상담소감 혹은 만족도 조사 등이 있기도 합니다. 그리고 도반들과 자주 시간을 갖습니다. 같이 모여서 꾸준히 공부도 하고 있습니다. 내향적인 저에겐 꼭 필요한 스터디 모임입니다. 균형 잡힌 시각을 갖는 데 매우 효과적이기도 하고, 어려움을 나누고 좋은 에너지를 주고받고 있고요. 종종 저의 짐을 같이 지어주는 고마운 도반들이지요.

개인적으로는 작년 말부터 고양시에 있는 자그마한 유기견 쉼터에 힘을 보태는 중입니다. 유기견들을 데리고 산책하기도 하며 봉사합니다. 현재의 저에겐 심리상담과 유기견 돌봄이 가장 관심사입니다.

 

Q : 자신의 종교가 상담하는데 영향을 주기도 하나요.

 

저는 불교를 믿는 집안에서 자랐지만, 초등학교, 고등학교의 9년간 가톨릭 학교를 다녔습니다.(물론 저의 의지로 간 학교는 아니었습니다.) 저는 신앙심이 있는 사람은 아닌가 봅니다. 아직은 어떠한 종교에도 마음이 가지 않네요.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상담자의 종교는 상담을 할 때 바람직한 영향보다는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저 같은 초보상담자라면 더욱 조심해야 할 지점인 듯합니다.

 

Q : 아픈 사회라고 합니다. 성공에 대한 집착과 남과의 비교에서 오는 불행이 대부분이라 합니다. 특히 청년세대가 힘겨워하는데요.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한두 개의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것으로 치유가 잘 이루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리고 청년과 기성세대를 분리해서 볼 것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서로 상호 간에 영향을 끊임없이 주고받고 살고 있잖아요. 물론 우선적으로 인생을 좀 더 살아본 기성세대들이 자신들의 문제를 인식하는 것이 출발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성세대들이 행복하지 않은 사회시스템에서 일해 왔으면서도 세대가 바뀐 환경을 인지 못하고 강요하는 집단문화가 자신들도 모르게 형성되어 있는 거지요. 일반인들이 참가할 수 있는 집단상담이 많다면 참 좋을 것 같은데, 아쉽지요. 좀 쉽게는 명상이나 <간화선>, <깨달음의 장> 같은 심신치유 프로그램들이 있겠습니다.

 

김경화님인터뷰_영국 케임브리지 어학원 -2015년 10월.jpg

 

 

Q : 살아오시면서 인생의 커다란 전환점이 있었을까요.

 

이혼, 문예창작과 입학, 정신분석학 공부. 내가 가진 문제에 대한 성찰의 순간들, 서울불교대학원 진학... 하하. 너무 많네요. 만 50세에 먼 나라에서 혼자 2달간 살았던 경험도 대인관계에 큰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더 젊었을 때 그런 경험을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컸습니다. 만 50세를 두 달 앞두고 갑자기 여행을 떠났습니다. 막연히 혼자 외국여행을 가고 싶다는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지인의 권유로 전혀 준비 없이 어학원에 등록하고 말았습니다.(혼자 여행하고 싶지만, 영어도 못하고 겁이 난다는 저의 푸념을 들은 지인이 어학원에 가면 학생들끼리 저렴하게 여행 다닐 수 있으며 매우 안전하다고 저를 부추겼습니다) 3년 정도 겪고 있던 심한 우울증으로부터 탈출하고자 했던, 당시로선 참 어이없고 대책 없는 결정이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이십 대의 학생들과 같이 공부하고 여행 다니면서 좋은 친구도 사귀게 되었습니다. 50년 동안 알지 못했던 저의 긍정적인 부분을 발견하고 키울 수도 있었습니다. 내겐 무척이나 소중한 시간이 되었습니다. 나중에 상담심리대학원에 진학하여 로저스의 이론을 접하면서 그 시간이 저에겐 'Becoming A Person'의 순간이었다는 것을 깨닫고 격한 눈물을 쏟기도 했습니다.(그제야 겨우 사람이 되기 시작한 거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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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앞으로 계획이나 포부가 있으시다면?

 

계획이라기 보단, 성실하고 도움 줄 수 있는 상담사가 되려는 바람 하나 가지고 있을 뿐입니다. 게으름이 늘어나다 보니, '어차피 계획한 대로 인생이 흘러가는 게 아니더라'는 합리화를 하게 되더군요. 그날그날, 나의 바람을 향한 행동을 조금씩이라도 하려고 노력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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