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명숙85

산부인과 전문의 - 김정은 조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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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인과 전문의

- 김정은 조합원

 

김정은 조합원은 현재 산부인과 전문의로 일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틈틈이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고 약자들을 돕고자 한다. 현장에 직접 참여하여 연대하는 일에도 적극적이다. 음악이 좋아 늘 생활화하는 재능인이기도 하다. 앞으로 사회의 약자들을 위해 더 마음을 쓰고 싶다는 포부와 의욕은 늘 푸른 청년의 삶, 그 자체로 와닿는다.

 

 

Q : 새교우 가입식에서 이름 때문에 우릴 웃게 했던 기억이 납니다. 향린은 어떻게 오시게 되었나요?

 

제가 향린에 오게 된 계기는 지난해 10월에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학살이 시작되면서부터입니다. 그때 여러 연대 집회들이 있었는데, 거기서 팔레스타인에 연대하고 있던 향린의 '청년 예수' 깃발을 보게 되었고, 남편과 상의하여 함께 오게 되었습니다.

 

Q : 향린 이전의 신앙생활은 어떠했습니까?

 

저는 중고등학교, 대학교까지 미션스쿨을 다녔습니다. 개인적 신앙에 대해서 여러 지점에서 고민과 방황의 시간들이 많았지만 돌아보니 오히려 그런 시간들이 저의 개인적 신앙을 찾아가는 데 있어서는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청년 시절 목회자를 꿈꾸던 남편을 교회 안에서 만나 자연스레 교제를 하였고 신앙심이 좋은 남편 덕에 저도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결혼 후에 남편이 신학공부를 하며 목회를 시작했기 때문에 저도 남편이 속한 교단에 함께 머물러 있었습니다. 속해 있던 교회는 보수적인 색이 강한 교단이었고 저도 어렸을 때부터 그 안에서 배우고 자라왔습니다. 지금도 보수신앙의 좋은 부분들이 아주 많다고 생각하지만 여러 가지 사회 담론에 대한 해석들을 나누는 과정에서 차이가 커서 내적 갈등이 많았고, 점차 보수 교단과 거리를 두게 되었습니다. 이후에 우여곡절을 겪으며 향린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서로 다른 성향의 교회들을 경험하면서 발견한 가장 큰 차이점은 하나님 나라에 대한 관점과 선교에 대한 지향점이 매우 다르다는 것입니다. 그 차이를 제 안에서 잘 아우르고 녹여내는 것이 이후의 숙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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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벌써 성가대에서 봉사하고 있습니다. 향린을 다녀본 소감은 어떻습니까?

 

저는 음악을 아주 좋아하는데 전공으로 선택하거나 전문적으로 배울 기회를 갖지는 못했습니다. 그래서 성가대로 봉사하는 것은 저에게도 오히려 즐거운 경험이자 배움입니다. 향린에 처음 발걸음하면서 저희 부부가 적응하는 과정에서 성가대의 많은 분들께서 도움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너무나 감사한 제목입니다. 제가 오랫동안 몸 담았던 교회들 안에서 자유롭게 질문하고 이야기하지 못했던 것들을 향린에 와서 이야기할 수 있어서 오히려 고향 같은 편안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Q :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으신데 하시는 일 외에 사회 활동에 참여하는 곳이 있나요?

 

북한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어서 탈북민들이 한국 사회에 적응하는 과정을 돕는 의료단체에 참여해 왔습니다. 지금 남한에도 북한 출신 의료진들이 많이 계신데 남한에서 다시 일하려면 국가고시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그러한 과정에 도움이 되고자 작게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그분들과 팀을 이뤄서 의료시설이 낙후된 해외지역에 진료봉사를 함께 다니면서 우리의 가깝고도 먼 통일을 기대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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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산부인과에서 일을 하는군요. 어떻게 지원하게 되었나요?

 

학교 다닐 때만 해도 소아과를 지원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졸업 후에 응급실에서 인턴 수련을 하다가 소아 양육자들을 대하며 힘든 경험들을 몇 번 했습니다. 그때 일들을 계기로 개인적인 역량이 안 되는 것 같다고 판단해서 소아과 대신 산과로 방향을 돌렸습니다. 돌아보니 의예과 시절에 저의 멘토 선생님의 분만 과정에 참여하게 된 것도 무의식적인 계기가 된 것 같기도 합니다. 그때 의료진의 모습과 출산의 과정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전문의 과정은 너무 힘들어서 중간에 도망을 간 적도 있었는데 가족들의 도움과 지지로 겨우 전문의 이수과정을 마치고 지금까지 계속 산과의로 계속 일하고 있는 것에 감사한 마음입니다.

 

현재는 경기도의 분만병원에서 일하고 있는데 속한 지역이 분만율이 굉장히 높은 곳입니다. 아시다시피 출산율이 현저하게 낮아지면서 분만병원들이 계속 줄어들고 있어서 지역적 편차도 크고 분만 취약지역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지역석 특수성이 반영된 곳이라 저는 항상 바쁘게 일하기는 하지만, 필수의료의 공백에 대한 뉴스들을 접하면 항상 마음이 무겁습니다.

 

Q : 의료대란에 대해 바라보는 시각과 의견이 있다면요?

 

이번 정부의 의료개혁안에 대해서는 의료 개혁의 핵심과제를 해결할 수 없는 잘못된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위급한 필수의료의 붕괴를 막고 안정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당연히 의사 증원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지금의 정부가 제시한 방법은 해결책도 아니고 오히려 전공의들의 이탈로 인한 의료 대란을 초래했습니다. 2,000명 증원에 대하여 적절한 배치계획이나 재정계획, 교육계획 없는 배정숫자만 밝혔기 때문입니다. 속히 해결되기를 바라지만 요원한 실정이 이토록 오래 지속되니 무정부 상태라는 느낌입니다.

 

Q : 여성들이 산부인과 가기를 많이 주저해요. 예방적 차원에서 평소 여성질환 문제에 대해 조언해 준다면....

 

흔한 부인과 질환 중 하나가 반복적인 질염입니다. 완경 후에도 자주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반복되는 질염으로 고생하는 분들 중에는 증상을 유발하는 생활습관을 갖고 계신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취침 시간이 불규칙하다거나, 잦은 과식과 당이 높은 식단도 증상을 반복하게 합니다. 과도한 질 세정도 면역력을 약화시켜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약에 너무 의존하시기보다는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지름길입니다.

 

Q. : 앞으로 어떤 비전이 있을까요?

 

향린의 새교우 과정을 이수하며 향린의 역사에 대해 함께 공부했는데 향린이 항상 시대적 사명에 충실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지금의 시대에 함께 헤쳐나가야 하는 과제들에 대해서 함께 힘을 모으고 싶습니다. 나중에 허락된다면 활동가로 일하고 싶은 마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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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길목 회원으로도 가입하였어요. 어떤 기대감이 있는지요?

 

사회적 약자들에 대한 길목의 포괄적 관심에 깊이 공감하고 지금 하시고 있는 사업들에 적극 지지의 마음을 모읍니다. 사회적 약자와의 연대를 위한 심심 사업이 최근에 10주년이 된 것에 대해서 축하를 드리고요.

 

남편이 오랜 시간 청년사역을 하면서 저도 자연스레 청년들의 삶을 보게 됩니다. N포 세대라는 말은 이미 오래되었죠. N가지를 포기한 사람들의 세대를 일컫는 슬픈 단어잖아요. 청년들에게 닥친 문제의 원인을 여러 가지 면에서 찾아볼 수 있겠지만 수입의 대부분을 주거 임대료나 학자금 대출 상환으로 지출하는 것이 큰 몫이라고 본다면 토지 문제, 즉 부동산 문제가 핵심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문제들을 혼자 생각하면 너무나 막막하지만 약자에 대한 연대를 함께 하는 공동체에서 같이 고민해 나갈 수 있다면 실마리도 있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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