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미이모, 그런 음악 - 조카~ 세월을 아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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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고픈 것만 하고 살았다.
내가 무슨 일을 하고 있으면
내가 나대로 살듯
다른 이들도 그렇게 살고 있다고 믿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팟캐스트를 통해, 영화를 통해
누군가는 타인을 속이며 자신의 욕심만을 채우고,
누군가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아프게 억울하게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자괴감에 빠졌다.

이 모든 일이 나 같은 사람들 때문인 거 같았다.
아니 적어도 나 때문인 거는 확신했다.
나 몰라라 내가 행복하면 그만이었으니.

그러고는 잠시 하고픈 것들을 멈췄다.
그래도 욕심에 모두 놓지는 못하고
눈치껏 피아노를 치고
우쿨렐레를 퉁기며 노래를 했다.

그날도 그랬다.
난 아침이 온 지도 모르고
혼자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음악을 만드느라
아침이 밝은 것도 몰랐다.
하루를 종일 하고픈 것만 하고
잠들기 전 인터넷을 통해 세월호 소식을 접했다.

그날이 2014년 4월 16일이었다. 젠장.
세상을 모르고 살 때 벌어진 일들에 대해선
몰랐다고 변명을 할 수 있었는데.
모두가 맘 조리며 있었을 그 시간에
나는 또 나 좋은 일 하고 있었다.
...

그렇게 그냥
널브러져 있었다.
오늘도 널브러져, 내일도 널브러져, 글피도 널브러져...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단원고 생존자 아이들이 안산에서 국회의사당까지
1박 2일 도보행진을 했다.
라이브방송으로 그걸 지켜보다가
갑자기 지나친 부끄러움에 피아노 앞에 앉았다.

내가 할 수 있는 걸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부터 내가 본 걸, 느낀 걸,
바라는 걸 피아노 앞에서 음악으로 만들었다.

그렇게 15개의 음악을 만들었다.
고맙게도 음악을 듣고 poongju쌤이 15개의 그림을 그려주셔서
그림책<조카~ 세월을 아니?>이 나오게 되었다.

모든 조카들에게 바치는 이 책.
그 날을 기억해줬으면 하는 마음에 만든 이 책.
그림책 <조카~세월을 아니?>의 인트로(전주곡)에서
조카들을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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