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5주기 특집1 : 기억하겠습니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세월호 참사 5주기 : 기억하겠습니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정리 - 이화실 편집위원


2019년 3월 17일 오전 광화문광장에서는 희생자 304명의 영정을 옮기는 이안식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인 3월18일 광화문광장 세월호 분향소를 비롯해 천막 시설들이 완전히 철거되었습니다. 2014년 7월, 세월호 가족 단식 농성으로 설치된 지 4년 8개월여 만입니다. 분향소가 있던 자리에 5주기를 맞아 `기억·안전 전시공간`이 마련됩니다. 영정을 보내며 안타까운 것은 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아직도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아직도 묻는 사람이 있습니다. 성수대교 붕괴, 삼풍백화점 붕괴, 대구지하철 참사 등 대형 사고도 많았는데 세월호는 뭐가 다른 거냐고. 그리고 본인도 세월호가 침몰되는 과정을 생방송으로 보면서 많이 울었었는데 이제 그만해도 되는 거 아니냐고 이야기 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습니다.

우리가 세월호 참사를 기억해야하는 이유를 생각해봅니다. 희생자와 그 가족들의 개인사적 아픔을 넘어 우리 사회에 깊은 트라우마를 남겼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는 세월호 참사를 통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안중에도 없는, 이 나라의 실상을 보았습니다. 진실을 생명과 함께 수장시키고, 그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국가권력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영혼을 학살하는 우리 사회의 악마성을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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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가족들은 아이들의 목숨 값을 운운하는 보상금에 대한 소문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홍보전단까지 만들어야 했다


오늘 우리가 4.16을 기억해야하는 이유는 결코 진실을 인양할 수 없을 것 같았던 시대의 어둠 속에서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는 정의를 확인시켜주었기 때문입니다. 세월호를 어떻게 기억하는가는 우리가 세월호 참사를 통해 드러난 우리 사회의 악마성, 적폐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 것인가 하는 방향성을 말해주는 것일 겁니다. 

“2019년을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의 원년으로 만들어 나가겠다.”
세월호 참사 5주기를 맞아 유가족들과 4.16연대는 다음과 같은 다짐을 채택했습니다. 

 


하나. 적폐 세력의 세월호참사 왜곡을 막아내고 자유한국당 같은 세월호참사 범죄자 은폐 비호 집단을 청산하여 정의를 바로 세울 것입니다.
하나. 특조위의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진하고 특별수사기구 설치요구를 확산할 것입니다.
하나. 책임자 명단을 모두 공개하여 책임자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책임을 지도록 할 것이며 이를 위해 사법 적폐를 청산하고 실질적인 처벌 제도가 마련되도록 할 것입니다.
하나. 전국 각지에서 세월호참사 후 변화 된 국민 안전에 관한 법제도 개선 현황 실태를 조사하고 시민의 힘으로 안전사회의 초석을 다질 것입니다.
하나. 안산과 광화문, 팽목항과 목포신항 세월호의 기억공간을 가꾸어 나가 기억의 권리가 곧 미래를 위한 국민의 권리임을 확산할 것입니다.
하나. 세월호참사 5주기를 국민과 함께 이룩해온 것과 앞으로의 과제를 공감하는 장으로 만들어 수많은 국민들과 함께 광화문과 안산, 목포신항, 전국 각지에서 5주기를 맞이할 것 입니다.

 

기억, 희생자들을 기억하여 진상규명으로 나아가고 책임자를 각인하여 다른 미래로 나아 갈 것입니다. 기억의 권리는 미래 국민의 권리이기 때문입니다.

책임, 국가가 국민을 책임지는 안전사회는 철저한 책임자처벌이 선행될 때 실현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책임자처벌을 위해서는 참사의 원인을 사실대로 남김없이 밝혀야 합니다. 우리는 제대로 된 조사와 수사, 판결의 요구를 강력히 확산시킬 것입니다.

미래, 피해자들에게는 진정한 위로가 국민들에게는 평안함이 주어지는 미래를 위해 4.16연대는 오늘에 내일을 물으며 세월호 참사 후는 반드시 달라지게 하자는 국민의 바람을 앞장에서 행동하고 실현할 것입니다.
 


 


 

세월호는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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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내게 그것은 절망이다. 좌절이고 25시 이다. 설사 그리스도의 재림이 이루어 진다해도 구원될 수 없는 공포의 시간이다. 그 이름을 입에 올리거나 그 사건을 다시 떠 올리는 것조차 고통이고 천근의 무게로 가슴을 짓누르는 답답함 이다. 마지막 구조의 기대가 완전히 사라진 순간에 아이들이 느꼈을 절망이 또 이미 기운 선실에서 부족한 산소로 가쁜 호흡을 몰아쉬며 문을 열기 위해 얼마나 애를 썼는지 아이들의 손톱이 모두 빠졌다는 상황이 내게 그대로 전해져 슬픔과 분노가 끝에 까지 이른다. 주여! 당신은 이 부조리한 상황에 또 침묵하십니까. 저 어리디 어린 당신의 양들의 꺼져가는 호흡을 외면하지 마소서.

미안하고,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사회를, 나라를 이런 괴물로 만든 것에 대해 기성세대로서 그저 미안하고 죄송하다.

우리는 국가의 구성원으로서 의무의 주체로서의 삶과 각자도생의 외길을 죽을 때 까지 강요당한다. 이렇게 복지에 대한 전통이 부재한 상태에서 상대는 결국 경쟁자이며 또 이윤 창출의 대상에 지나지 않는다.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을 책임져야 하는 사회는 끝까지 긴장을 요구한다. 모든 것이 돈으로 수렴되는 사회, 화폐만이 유일한 가치의 척도로서 존재하는 사회, 돈만이 선이고 그것만이 목적인 사회, 이런 사회가 유지되는 한 세월호는 끝이 아니고 언제나 현재진행형이다. 돈에 대한 숭배를 중단 하거나 정도가 완화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각 개인이 책임지는 무한 책임주의에서 개인을 해방시키는 새로운 사회 시스템을 만들어내야 한다.  

잊혀질만하면 되풀이 되는 대형 안전사고가 전선에 매설된 지뢰처럼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이 사회에서 우리는 오늘도 그저 그 희생자가 나와 내 가족이 아니기를 바라며 위태로운 곡예 같은 삶을 이어가고 있다.

 


 

슬픔을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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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3월 15일에 끔찍한 총기테러사건이 일어났다.
다름아닌 평화롭고 안전하고 온화로운 곳으로 알려진,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 있는 이슬람 사원을 인종차별주의자가 무차별 총기테러를 감행하여 50여명의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그는 세계 어느 곳도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듯 테러라는 이름이 무색한 곳을 선택해서 무참하게 총기 테러를 일으켰고 세계는 발칵 뒤집혔다. 슬픔에 젖은 유가족들은 다 이슬람 신자였다. 뉴질랜드의 아던 총리의 테러를 대처하는 방식은 또 다시 세계를 놀라게 했다. 증오보단 사랑의 힘을 보여준 테러 이후의 모습은 앞으로 많은 지도자들이 본받아야 할 모습이다. 히잡을 쓰고 유가족을 위로하러 가서, 그들을 안아주었고,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테러리스트의 이름을 부르지 말고 희생자들의 이름을 불러 달라고 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극악무도한 테러리스트의 이름이 아니다. 그녀의 전혀 예측하지 못한 위로의 방식은 단순한 동정이 아니라 온유한 사람이 지닌 공감이다. 이것이 인류애이며, 우리가 지켜야 할 인간의 품성인 것이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가 침몰했었다. 그날은 잊혀지지 않는다.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할 국가는 없었다. 배가 바닷물로 가라앉는 동안, 그 안에서 절규하며 외치고, 살기 위해 몸부림치며 버티고 있었던 사람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 시간 모든 국민을 살인방조자로 만들었다. 국가의 대한 불신임 그리고 정치지도자들에 대한 혐오를 키워주었다. 대통령이었던 박근혜의 행동은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합동분향소에 벌인 쇼, 눈을 깜박이지 않고 연설문을 읽다 결국 눈이 아파 흘린 눈물.

2019년 3월 아던 총리의 모습을 보며, 전혀 다른 지도자의 모습에 소름이 돋는다. 사람이 지닌 기본 품성인 동정의 마음은 불쌍하다는 것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불쌍한 사람들을 안아주고 충분히 이해하고 기꺼이 슬픔을 나누는 것이다.

아직도 아픔을 잊지 못하느냐 묻지 말자. 아픈 이에게 슬픔을 그대로 슬퍼할 시간을 주고, 곁에서 안아주는 것만 하자. 이렇게 작은 동정의 마음을 지니고 살아가보자.

사회적협동조합 길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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