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목월례강좌 리뷰:
협동조합조합의 아버지 로버트 오언과 새로운 생산모델 (P2P생산과 커먼즈)
(정리: 이화실 편집위원)
로버트 오언 (Robert Owen 1771~1858) :
노동자 복지 개념을 도입, 엄청난 부를 얻은 기업인이라고 합니다. 유치원교육의 아버지라고도 합니다. 평생 자본주의에 대안적 산업조직을 실험한 실천가라고 합니다. 거대한 공동체를 설립, 실험한 인물이라 합니다. 사회주의 운동사에서, 노동운동사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이름이라 합니다. 협동조합의 아버지라 합니다.
상식을 거꾸로 세우는 담대한 도전과 실험들을 이끌었던 그의 생각을 대표하는 말은 이것이 아닐까 합니다.
“경쟁이 아닌 협동의 원리로 산업을 조직할 수 있다”
로버트 오언이 말하는 협동의 원리란 무엇인가?
협동조합 활동을 한다는 것은 무엇인가?
200여 년 전 오언의 협동의 원리를 오늘의 시점에서 다시 돌아보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새로운 생산모델 (P2P생산과 커먼즈Commons)와 어떤 연관성이 있는 것인가?
홍기빈 칼폴라니 사회경제연구소장과 함께 생각해본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산업을 어떻게 조직해야 인간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2차 산업혁명 시대, 공장을 운영하는 원리는 노동자를 상품으로 보는 겁니다. 노동력을 하나의 상품으로 봐서 사람을 돈 주고 사는 겁니다.. 우리가 볼펜을 하나 사면 마음대로 막 써도 되잖아요. 던지기도 하고, 안 나오면 버리고.. 노동자를 돈 조금 주고 고용주가 마음대로 부려요. 사람이 할 수 없는 일까지 시키고, 그렇게 부려먹다가 서너 달 지나서 몸이 망가지면 폐기처분 하듯 나가라 그러고,
산업노동이란 기계가 중심이고 인간은 기계를 보조하는 일에 불과하잖아요. 기계가 멈추지 않으면 사람도 멈출 수 없지요. 아차 정신을 놓으면 큰 사고로 이어집니다. 그렇게 기계와 같이 하루에 12시간 일한다고 생각해보세요. 하루는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다음날 푹 쉬면되니까요. 그런데 매일매일 그 일을 해야 해요. 사람이 어떻게 되겠어요. 일 끝나면 매일 술 마셔요. 당시 공장 노동자는 곧 술주정뱅이로 통했어요. 3,4개월을 못 버텨요. 알코올에 찌들어 공장에서 쫓겨나면 성매매나 범죄 같은 것으로 생계를 이어가다가 결국 부랑자가 되는 거죠. 이것을 반복하는 생활을 하다보니까 거의 짐승 같은 생활을 하는 상태가 되어있는 거예요.
일 못하면 굶어죽어요. 돈 몇 푼이라도 쥐어주면 ‘고맙습니다’ 하고 안할 수가 없지요. 이런 식으로 산업사회가 굴러가는데.. 당시 노동자들은 하나님도 버린 존재였습니다. 기독교도 ‘노동자들이 굶어죽는 것은 네가 제대로 일을 안해서이다. 너 개인적인 문제다’라는 개인적인 윤리를 앞세워 시장경제 체제에서 노동자들을 소외시키는데 일정 역할은 합니다. 그게 당시 노동현실이었습니다.
오언은 어렸을 때부터 확신하던 바가 하나 있었어요. ‘사람은 진흙과 같은 존재다. 환경의 산물이다’라는 것이죠. 다른 말로 하면 사람은 짐승으로 대하면 짐승이 되고, 사람으로 대하면 사람이 된다. 공장을 경영하면서 오언은 노동자를 상품으로 취급하고 공장을 돌리는 시스템이 왜 나왔는가를 고민했습니다.
그 답은 아주 간단합니다. 공장주의 이윤을 위해서죠. 노동자를 상품으로 써서 몇 푼주고 내보내는 존재로 만들어야만 공장에서 나온 이윤을 몽땅 자본가가 가져갈 수 있는 겁니다. 그러면 자본가는 왜 그렇게 기를 쓰고 이윤을 챙기려 했는가.. ’그것은 경쟁 때문이다’라는 거죠.
오언은 당시 산업이 조직되는 원리는 이렇게 정리합니다. 이윤과 경쟁과 노동자의 상품화, 노동자의 비인간화 이것이 현재산업을 조직하는 원리다.
그가 확신한 것은 이런 식으로 산업을 조직하면 인류가 파멸한다는 것입니다. 우선 노동자들은 인간 이하의 존재가 되는 것이고, 자본가들 역시 노동자들보다 나은 존재가 아닌 인간 이하의 존재라는 것입니다.
산업조직의 대안적 실험: 노동자는 상품이 아니다
로버드 오언은 자신의 뉴래너크 공장에서 중요한 실험을 합니다. ‘노동자들은 더 이상 상품도 짐승도 아니다’라는 원리에 근거해 일단 노동시간을 줄여줍니다. 12시간에서 9시간 반에서 10시간으로 줄입니다. 큰돈을 들여서 주거환경을 바꿉니다. 당시 노동자들이 살고 있는 주거환경이 끔찍했습니다. 거의 쓰레기장 같은 곳에서 살고 있었는데 쾌적한 주거공간을 제공합니다. 그리고 음악, 댄스 등 문화 활동, 여가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합니다. 또한 14세 이하의 어린이들은 공장에서 일하지 않는 다는 원칙을 정하고 교육을 받도록 합니다. 당시 10살 이하 아동노동이 일반적이었죠. 오언은 10살 이하의 어린이들에게 노동대신 교육의 기회를 주는데 이것이 유치원의 기원이 됩니다.
임금은 올려주지는 못했어요. 나머지 부분에서는 노동자들이 인간으로 살 수 있는 노동조건, 생활환경, 문화적인 조건을 세심하게 배려한 거예요. 그랬더니 어떤 기적이 벌어졌냐면 생산성이 3배정도 향상되었습니다. 역설적이게도 이 뉴래너크라 공장이 영국에서 가장 생산성이 높은 공장이 되고 오언은 젊은 나이에 굉장히 큰돈을 법니다. 그것이 전 유럽에 알려지죠. 산업을 조직하는 인간적인, 대안적인 원리가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러시아 황제도 보러오고, 뉴래너크 공장이 관광명소가 되기도 합니다.
뉴래너크 공장 전경
경쟁이 아닌 협동으로 산업을 조직할 수 있다
오언은 뉴래너크 공장에서의 대성공 이후 더욱 과감한 상상력을 펼칩니다. 경쟁이 아니라 협동원리로 산업을 조직해야 한다는데 도달합니다.
협동을 영어로co-operation라고 하는데요, 옥스퍼드 사전에도 1825년 오언과 오언주의자들이 co-operation을 정치사회경제적인 의미로 쓰기 시작했다고 서술되어 있습니다. 오언의 협동, co-operation은 어떤 의미일까요?
오언의 협동co-operation이란 단순히 나란히 어깨를 같이하고 일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함께 일을 하는데 전제가 있습니다. 서로가 인간이라는 것을 인정해야한다, 그 인간이란 욕구가 있고 능력이 있는 존재입니다.
살아있는 사람들은 누구든지 욕구가 있습니다. 욕구가 없으면 죽었다는 의미이지요. 살아있는 사람은 누구든지 능력이 있습니다. 능력이 없는 사람은 없어요. 뭔가는 할 수 있어요. 할 줄 아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것은 말이 안돼요.
이 사람이 가지고 있는 욕구와 능력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하면 다른 사람을 위해 존재하는 거죠. 내가 어떤 욕구를 가지고 있다는 얘기는 내 스스로 충족하지 못하는 결핍이라는 이야기고, 이것은 다른 사람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는 뜻이죠. 내가 충족할 수 있는 것이라면 욕구로 발생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숨 쉬는 것은 누구나 다 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욕구가 아닙니다. 숨 쉴 때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하는 환자들의 경우 욕구가 되는 거죠.
욕구에 짝이 되는 것은 나의 능력이지요. 나의 능력이라고 하는 것은 나의 욕구를 채우는데도 도움이 되지만, 다른 사람의 욕구를 위해서도 존재합니다.
오언이 말한 협동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인간으로 인정한다는 것은 서로가 욕구와 능력을 가진 존재임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그런 욕구와 능력을 가진 존재라고 하는 걸 긍정하면 어떻게 되는가 하면 서로가 서로의 욕구와 능력을 위해서 힘을 합치게 돼요. 그게 협동이에요.
노동자들에 의한 오언주의- 협동 co-operation
오언은 1827년 전 재산을 들고 미국으로 건너가 엄청난 실험을 합니다. 인디애나 주 뉴하모니에 땅을 구입해 자신의 이론을 실현하는 공동체(Community)를 만들었는데 결과는 참혹한 실패로 끝납니다. 왜냐하면 여기 모인 사람들은 단지 땅을 준다니까 와서 살았던 것이지 오언의 협동원리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철저하게 실패하고 1829년 다시 영국으로 돌아왔는데 그 사이 오언은 오언주의 노동자들에게 신적인 존재가 되어 있었습니다.
로버트 오언은 전혀 급진적인 사람이 아니었어요. 공화주의자도 아니었고, 이 사람의 친한 친구는 다 지주들이거나 귀족들이거나 아주 상층계급들과 주로 친했던 사람이고 이 사람도 뭐 지배계급이라 할 수 있는데 그가 설파했던 ‘협동으로 산업을 조직할 수 있다‘라고 하는 이 원리가 노동자들에게 파고들었던 이유는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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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들의 입장에서 노동자들이 그 당시에 처했던 입장을 생각해보세요. 노동시장에서 구매자 즉 자본가에게 인정을 받지 못하면 나의 생산능력은 아무런 의미가 없어요. 나도 일하고 싶고, 일할 힘도 있고, 일할 능력도 있는데 자본가가 고용해주지 않으면 아무짝에도 쓸데가 없어요.
그리고 나도 사람이고 가족이 있고 먹어야 하는데, 그 욕구가 아무리 있다고 하더라도 돈이 없으면 아무것도 살 수가 없어요. 생존이 불가능해요. 이전 18세기 때까지만 해도 구휼법도 있고 마을 공동체도 있고 해서 굶어 죽는 것은 면하게 해주었었는데, 19세기로 들어오면 상황은 더 극악해져서 굶어죽는 사람들이 속출합니다. 결국 노동자들은 무엇을 발견했냐면 시장경제에서 자신들은 우리말로 하면 떨거지라는 것을 발견한 거예요.
시장으로부터 구조적으로 배제되고, 소외된 존재라고 하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는 절망 속에서 로버트 오언이 말한 협동의 원리가 노동자들에게 복음처럼 파고들었던 것이죠. 우리가 협동하면 되지 않겠느냐, ‘자본가가 우리를 고용해줄 것을 기다리지 말고 우리끼리 힘을 뭉쳐, 네가 필요한 것을 내가 생산하고, 내가 필요한 것을 네가 생산하는, 서로가 서로를 위해서 생산을 한다면, 자본가가 우리를 고용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우리가 생계를 도모할 수 있지 않겠느냐‘ 이런 생각을 하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오언이 미국에 가 있는 사이에 그는 하나의 신적인 존재로 바뀌었고, 곳곳에 오언주의자들의 모임이 생겨나요 노동자들 사이에서.
이 사람들이 했던 노력은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노동조합이고 하나는 협동조합이에요. 노동조합하고 협동조합이라고 하는 것은 사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실 노동자의 두 얼굴입니다. 생산자로서의 노동자는 노동조합이 필요하고. 소비자로서의 노동자는 협동조합을 필요로 한거죠. 노동자 오언주의자들이 이런 노력들을 계속하는데 오언이 영국으로 돌아와서 굉장히 감동을 받습니다.
공정노동시간 쿠폰
오언의 대담한 실험들 - 산업조직의 원리로서 협동
공정노동교환소
오언이 영국에 돌아와서 했던 실험의 하나가 공정노동교환소였습니다. 런던 외곽에 큰 창고를 하나 세를 내고, 일자리가 없어 놀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자기가 만들 수 있는 것이면 뭐든 하나 만들어 오라고 했습니다. 가령 내가 의자를 만들어 가져오면 창고 앞에 심사위원들이 앉아서 ‘의자를 만드는데 몇 시간이 걸렸냐’고 물어보고 노동시간을 평가합니다. 만일 14시간이라고 인정되면, 그 의자에는 14시간이라는 딱지가 붙게 되고, 노동자는 14시간짜리 쿠폰을 받습니다. 창고에 들어가면 여러 가지 물건들이 있는데 물건들마다 노동시간이 붙어있죠. 각자가 가지고 있는 노동시간 쿠폰에 시간에 해당하는 물건을 가져갈 수 있게 한 거죠. 이것이 공정노동교환소 라고 하는 건데 처음에 굉장히 잘돼서 두세 군데까지 늘어났는데 3년 있다가 실패합니다. 비록 실패했지만 명확하게 협동의 원리가 관철된 실험이었지요.
전국노동조합대연합(grand national consolidated trades union)
로버트 오언이 1830년대 마지막으로 가장 큰 규모의 실험을 하는데 영국 전국노동조합대연합( grand national consolidated trades union)을 조직했습니다. 산별노조 시스템이에요. 같은 직종에 근무하는 노동자들끼리 조합을 만듭니다. 그리고 그 조합은 전국 규모로 규합이 되고.. 여러 개의 직종조합이 하나로 뭉치는 것이 로버트 오언의 중요한 아이디어예요.
노동운동사에서도 굉장한 의미를 갖는 사건이 이었습니다. 건설노동자가 따로 있고, 섬유노동자가 따로 있는 게 아니고 직종을 초월해서 노동계급이라는 거대한 집단이 존재한다는 것을 사상이나 담론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조직적으로 만들어 낸 것이 로버트 오언의 전국노동조합대연합이었죠.
여기서 주의할 게 있어요. 노동자들이 자본가들의 횡포에 맞서서 조직적으로 단합한다는 것도 중요한데 오언은 여기서 한 발 더 나가서 무슨 생각을 했냐면 ‘여러 개의 직종 노조들이 하나로 합치면 노동자들끼리 생산해서 노동자들끼리 자급자족할 수 있는 산업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궁극적인 지향점이었어요, 그러니까 다양한 직종의 노동자들이 모여서 임금협상만 할 것이 아니라 ‘생산 활동을 해서, 서로에게 필요한 것을 서로에게 제공할 수 있다면 우리에게 자본가가 왜 필요한가, 어느 날 우리가 자본가 없는, 시장경제 없는 산업사회를 건설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것이 이 사람의 비전이었어요.
이건 1832년에 만들자마자 깨져요. 영국정부가 완전히 바싹 긴장해서 1년 내내 집요하게 파괴하는 공작을 했고 결국은 무너집니다. 그 때가 되면 로버트 우언은 60대 중반인데 그 당시엔 완전히 노인이죠.
로버트 오언의 협동의 원리 그리고 P2P와 커먼즈
로버드 오언의 협동은 자본주의를 보조하는 원리가 아니고 경쟁과 이윤이라고 하는 원리를 대체하기 위해서 처음에 나왔던 원리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오늘날 4차 산업혁명과 연관해 새로운 방식의 생산조직으로 주목 받고 있는 P2P와 커먼즈Commons의 최초의 예를 200여 년 전 오언주의 협동조합에서 찾을 수 있다는 점입니다.
먼저 P2P와 커먼즈Commons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P2P는 Peer to Peer의 약자입니다. 피어Peer라고 하는 말은 동료라고 보통 번역하는데 나와 똑같은 내 옆에 있는 사람, 쉽게 동네 아저씨와 같은 존재라고 말할 수 있어요.
지금까지 생산과 소비의 관계를 말 할 때 보통 ‘기업 대 소비자’ 또는 ‘소비자 대 소비자’, 이렇게 생산자과 소비자를 구별하여 이야기했습니다. P2P(Peer to Peer)는 피어peer가 생산자가 될 수도 있고 소비자가 될 수도 있는 거예요. 함께 대화하고, 함께 뜻을 모아서 서로가 가지고 있는 유형무형의 자원들 - 재능, 지식, 돈 이런 것들을 합쳐서, 함께 뭔가를 만들어 가는 것이 P2P 생산방식이에요. P2P 생산의 제일 유명한 예가 위키피디아입니다. 사람들이 자기가 알고 있는 지식을 조금씩 합쳐서 거대한 백과사전을 만든 거잖아요
이때 peer피어들이 서로가 가지고 있는 유형무형의 자원들이 서로가 합쳐서 함께 활용하고, 함께 사용할 수 있게 하고, 함께 관리하는데 이것을 커먼즈Commons라고 해요. 우리말로 공유경제, 공유재산 등등으로 번역하는데 좋은 번역이라 할 수 없어 그냥 커먼즈Commons라고 쓰고 있습니다.
로버트 오언이 생각하고 실천했던 것은 자본주의 시장에서 인간으로서의 욕구와 자신의 생산능력이 완전히 소외된 사람들이 서로가 인간임을 긍정하고, 다시 자신의 욕구와 생산능력을 회복할 수 있는 협동의 원리를 어떻게 생산적으로 조직하는가 하는 실험이었습니다.
오언주의 협동조합운동
오언이 생각하고 실험했던 협동조합은 대안적 산업조직으로 생산자 중심이었습니다. 노동자가 자신의 생산능력을 자본에 기대지 않고 생산할 수 있도록 조직하는 생산자 협동조합이었습니다. 사실 소비자 협동조합에 대해서 오언은 다소 냉소적이었다고 합니다. 그가 원하든 원치 않든 오늘날 오언은 소비자협동조합의 아버지로 불립니다.
로치데이 협동조합 창립자들
소비자협동조합운동의 시원으로 로치데일 가게를 이야기합니다. 1844년 맨체스터의 작은 마을 토드레인에 23명의 노동자들이 1파운드씩 모아서 연 가게인데요 시작하게 된 배경을 보면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타지에서 먹고살기 위해 안 해본 게 없는 노동자들이었는데 다들 빈 털털이로 고향으로 돌아와 다시 만나게 된 동네친구들 26명이 약속합니다. ‘내년 크리스마스까지 1파운드씩만 만들어오자. 그 돈으로 뭔가 해보자‘ 했는데, 다음해 3명은 안 나타나고 23명이 1파운드씩 들고 옵니다. 이것으로 시작한 가게인데 처음엔 돈이 충분하지 않으니까 가게 문도 매일 열지 못해요. 휴일 이틀 동안 장사했는데, 파는 상품은 딱 3가지 뿐이었습니다. 로치데일 가게가 1년 간 지속 되면서 담배도 팔게 되고 자리 잡게 되면서 굉장히 중요한 결정을 합니다. 이윤의 상당한 액수를 마을로 환원합니다. 마을 사람들의 보이지 않는 협동을 통해서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에 당연이 환원해야한다는 것이죠.
로치데일 가게가 여러 부침을 겪기도 하지만 협동조합의 운영과 조직 원리를 보면 ‘누구든지 자신이 가진 욕구와 능력을 인정받기를 원하고, 또 남의 욕구와 능력을 인정할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든지 합칠 수 있다. 그리고 서로 그것을 명시적으로 이야기하고, 명시적으로 돕자’는 것입니다. 암묵적으로 서로가 인간적으로 믿는다는 것이죠, 믿는다는 것은 서로가 욕구와 능력이 있는 존재라는 것을 전면적으로 긍정하는 것이고, 그것을 조직의 조직 원리로 삼는 것이 협동조합의 핵심이에요. P2P와 커먼즈Commons 원리를 그대로 담고 있어요.
P2P와 커먼즈Commons 원리와 협동조합의 원리가 동일하다
협동조합 성립을 위한 필요조건은 조합원들이 ‘능력과 욕구를 가진 존재로서 서로가 서로를 긍정할 준비가 되어있는가, 그리고 이를 긍정한 상태에서 각자가 자신의 능력과 자원을 내놓을 용의가 있는가‘ 하는 것이죠. 이점에서 혐동조합의 원리와 P2P와 커먼즈Commons 원리가 같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협동조합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모두 피어peer가 되어야 해요 사실은. 수동적으로 물러 앉아있는 사람이 있어서는 안 되고, 모두 어떤 형태든 생산 활동과 조직 활동에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 거죠. 그리고 그들 스스로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유형무형의 자산을 합쳐야합니다. 자발적으로 내서 커먼즈Commons를 조성하는 거예요. 이것이 본원적인 협동조합 운동이었는데
로버트 오언이 실험한 협동의 산업조직 원리는 19세기 20세기 다 실패해요, 왜냐하면 2차 산업혁명은 대공장 시대입니다. 포항제철, 포스코 같은 회사를 만들려면 주식을 발행해서 대규모 자본을 동원해야지 어떻게 협동조합으로 조직하겠어요. 대량생산, 주식시장과 투자은행의 시대였어요. 20세기는.
21세기에 와서 돈 많이 버는 회사들은 우버라든가, 아마존이라든가 플랫폼 회사들이예요. 플랫폼 비즈니스라는 게 가만히 보면 다 P2P거든요. 플랫폼에 모여든 피어peer들끼리 힘을 합쳐서 만드는 게 생산의 핵심이고, 가장 유력한 미래의 생산양식이라 이야기 할 수 있는데 이것을 자본주의식으로 조직하면 우버나, 에어비엔비 같은 게 나와요. 피어들을 매개하는 플랫폼의 주인이 모든 수익을 다 착취해버리는 구조가 나타나는데, 우리가 이것을 피해서 P2P 대안적으로 조직할 수 있는 방식을 찾는다면 커먼즈Commons로서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라고 저희들은 생각을 해요
자본가가 만든 플랫폼이 아니고 참여하는 피어peer들이 스스로 가진 것들을 스스로 내놓고 공유를 하는 것인데 이를 위한 적절한 형태의 하나가 협동조합이라 생각합니다.
200여 년 전 로버트 오언이 처음 구상했던 협동의 원리나 거기서 생겨난 협동조합의 역사를 지금 다시 보는 의미는 거기 있어요. P2P와 커먼즈Commons라고 하는 것을 어떤 철학, 어떤 원리로 어떻게 실험했고, 지금은 어떻게 가능할 수 있나, 여기서 많은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로버트 오언을 추모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1890년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