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일곱째별)

 

연속기획특집 : 사회적협동조합 길목에 바란다 - 도시락싸들고

유성기업과 함께 했던 길목의 도시락싸들고

2년여 동안 매주 한 번.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 앞 유성기업 투쟁 천막을 찾아 밥을 함께 나눴습니다. 일주일에 한번만이라도 따뜻한 집밥을 나누겠다는 마음으로 윤선주 조합원이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임재옥 조합원, 김소명 조합원이 함께 했습니다.  집에서 갓 지은 밥과 국과 반찬들.. ‘너무 맛있다’ 유성기업 도시락싸들고에서 함께 식사해본 본들의 한결 같은 이야기였습니다. 정말 맛있고 마음 따뜻한 밥상이었습니다. 참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

윤선주 조합원의 <도시락싸들고>
 

 

Q 잊을 수 없는 밥상이라면? (언제, 어떤 밥상/누구와의 밥상)
저는 첫 번째 식사준비를 했던 2015년5월6일 순화동 투쟁현장입니다.
생애 최초로 낯선 곳에 낯선 이들과 함께 한 끼의 식사를 준비해서 갔던 순화동!!
당시 두 분이 삶의 터전을 빼앗기고 투쟁을 하고 계셨습니다.
두 분 모두 용산 참사현장에 연대하러 가셨다가 유영숙님은 남편을 잃으시고, 지석준 동지는 많이 다치셨지요..
향린교회 김진철집사의 안내로 현장에 두 분이 계시는데 상담까지는 아니더라도 말벗이라도 하면 어떨까 제안을 하셨고, 말벗으로 하기에는 두 분 모두 저보다 강인해보였습니다
‘맛난 거라도 준비해올까요?’ 하고 별다른 생각 없이 건넨 한마디에 콩국수가 먹고 싶다하셨고, 큰소리 빵빵 치며 알겠다고 했지만 일주일 내내 인터넷 뒤져 가며 생애 첫 콩국수를 준비해갔습니다.
제법 맛나게 되었지만 이후 단 한 번도 성공을 하지 못했습니다.
아마 떨리는 마음과 정성이, 많은 분들의 기도가 음식에 녹아들지 않았나 싶네요~

Q 어려운 점도 많았을 텐데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환경이나 상황이 어렵다보니 한뜻을 가지고 투쟁을 시작했지만, 오랜 시간을 지나다보면 지치기도 하고, 의견이 엇갈릴 때도 있습니다. 투쟁하는 동지들이 서로를 외면하고 힘들어할 때 연대를 하는 사람으로서는 제일 어려웠습니다. 안타깝기도 하고 어찌해야할 지도 모르겠고, 누구의 의견을 편들 수도 없고, 참으로 난감했습니다.

식사를 준비해가는 것은 맛나게 드실, 그리고 기다리고 계실 동지들을 생각하며 준비하는 것이기에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음식에 자신은 없었지만 (더구나 유영숙 님은 식당을 운영하셨던 분이라...) 그래도 정으로 먹는 것이니 다들 맛나게 드셨지요..

Q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셨는데요, 해오면사 느낀 보람이라면?
보람이라고 해야할 지는 잘 모르겠지만, 힘든 투쟁을 마친 후 일상의 삶으로 돌아간 후에 여러 단위들과 또 연대하실 때.. 참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영숙님과 투쟁을 마치고 함께 연대했던 분들이랑 선한쌈꾼이라는 우리들끼리 소모임을 만들었습니다.
함께 목소리를 높여 투쟁하고, 연대도 하고, 나눔도 하고 있으니 정말 보람이 되지요..
기아고공농성을 하셨던 동지도 열심히 활동하고 계시고, 유영숙님도 여전히 사회곳곳에서 목소리를 내고 계시고. 아마 아픔을 겪은 경험이 있으신 분은 어렵고 힘든 현장을 외면하지 못하시는 것 같아요
재연대가 이루어지는 것이 참 멋집니다.

Q 내가 만들고 싶은 도시락은?
  ① 의식 : 동지들이 나의 삶의 현장의 변화를 위해 앞장서는 분들이라는 감사의 마음으로
  ② 물꼬틔우기 : 부담되지 않고, 자발적으로 , 오래도록 , 꼬리물기(이어달리기?)
  ③ 삶의 우선순위가 되길~~!!!

 

---

 

 

길목의 밥상공동체, ‘도시락 싸들고’

 

도시락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소풍입니다. 초등학교 시절 소풍을 떠나기 전날 밤에 간식을 가방에 챙겨 넣으며 다음 날 아침 엄마가 만들어 주는 김밥 도시락으로 소풍가방을 마무리했던 추억은 누구나에게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수업시간이 긴 탓에 도시락은 아주 중요한 먹거리였습니다. 저녁까지 도시락으로 해결해야 하는 경우도 있어서 도시락 두세 개를 가지고 등교를 하기도 했었지요.

누구나 하루 세끼를 먹어야 한다고 합니다. 특히 점심은 사람이 활동하는 중간 시간대로 꼭 허기를 채워야 다시 기운을 얻어서 오후 활동을 계속할 수 있습니다. 어린 시절 수돗물로 배고픔을 달랬던 사람들의 이야기는 경제가 본격적으로 성장하던 80년대 이전을 살았던 사람에게는 낯설지 않습니다. 먹거리가 풍부해지고 어디서나 식당을 쉽게 찾을 수 있고 다양한 모임들의 마무리는 식사로 진행되는 그런 시절에 길목이 ‘도시락 싸들고’(‘도싸’) 활동을 시작한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해 봅니다.

밥, 밥상, 밥상공동체는 ‘도싸’ 활동의 의미를 되새기게 해줍니다. 자기 앞에 놓인 밥 한 그릇이 누구와 마주 앉으면 밥상이 되고 그 밥상에 많은 사람들이 둘러 앉아 같은 뜻을 도모하고 선한 목적을 이루어가고자 한다면 밥상공동체가 되는 것이 아닐까요. 밥은 우리의 몸에 기운이 되는 영양소를 공급하지만 혼자 먹는 밥은 뭔가 부족한 느낌입니다. 요즘 혼밥이라는 단어가 유행어로 자주 들리고 도서관의 자리처럼 식당에 혼자 먹는 자리가 눈에 띄는 것도 그런 세태의 영향이라 보입니다. 혼자 밥을 먹는 이유는 나름의 사정도 있겠지만 함께 밥 먹는 모습보다 즐겁고 맛있어 보이지 않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밥을 먹는 행위는 기운의 유지와 몸의 건강을 위함이 1차적이지만 이왕이면 마음에 맞는 사람과 웃음을 주고받으며 따뜻한 이야기를 나눈다면 훨씬 좋겠지요. 죽을 때까지 평생 하루 세끼를 먹으며 살아야 하는 우리에게 좀 더 뜻 깊은 밥상을 생각해보면 좋지 않을까요.
 
먹거리는 풍성해지고 식당도 쉽게 찾을 수 있지만 혼밥을 하고 어떤 때는 먹는 일이 소홀하게 되는 아픔과 어려움에 처한 분들이 있습니다. 부당한 일들을 겪으며 거리에 천막을 치고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곳에서 농성을 하고 단식을 하며 정의와 생명, 평화를 구하는 분들이 우리 주위에는 꽤 있습니다. 그 분들은 매일 세끼를 먹어야 하는 일상적인 일들이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밥 먹는 일이 소홀하게 되고 밥을 먹어도 외롭게 쓸쓸하게 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도시락 싸들고’는 도시락의 음식을 준비하고 도시락을 싸서 현장으로 가지고 가서 함께 밥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활동입니다. 어찌 생각하면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습니다. 세끼를 먹고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익숙하게 경험했던 일들을 어려운 상황에 처한 이웃들과 함께 한다는 생각으로 할 수 있습니다.

종종 유명인과 밥 한끼 먹는 것을 얼마에 판매한다는 소식을 접하게 됩니다. 세상에는 누구와 어떻게 밥 먹는 목적과 방식이 다양합니다. 길목이 ‘도시락 싸들고’를 통해서 추구하는 밥상공동체는 건강한 먹거리를 즐겁게 만들고, 함께 손잡고 이웃의 어려운 현장에 가서, 좋은 세상을 이야기 하며 연대의 밥상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아닐까 제안해 봅니다.      

 

---

 

 

사회적협동조합 길목 ‘도시락싸들고’ 사업제안서  

 

 

1. 제목 : 길목 도시락싸들고Ⅱ

‘도시락싸들고’를 길목의 지속가능한 사업으로 만들기 위함

 

2. 목표 :

- 따뜻한 공감의 밥을 나누며 연대하는 ’도시락싸들고’를 사회적협동조합 길목의 주요 사업으로써 사업적 모델과 비전, 실현 가능한 시스템과 조직을 만들어 냄.

- 다수의 조합원이 협동하여 같이 할 수 있는 지점을 창출함.

 

3. 사업방향 

  • 무엇이 달라지나

1) 유성기업과 함께 한 ‘도시락싸들고’1

- 컨셉 : 장기투쟁현장 노동자들에게 따뜻한 집밥을 나누다 

- 형식 :

① 몇 몇 조합원을 중심으로 집에서 밥과 반찬을  준비해서 매주 1회 현장을 찾음. 

② 비정기적으로 조합원들의 지원방문이 있었음. 

- 재정 : 헌신적인 조합원의 봉사에 대한 지원 성격이었음.  

  

2) 사회적협동조합 길목“도시락싸들고‘2 

- 컨셉 : 도시락은 연대활동의 매개, 밥 나눔은 치유활동이다.        

- 형식 :

① 도시락을 만드는 팀에서 도시락을 싸놓으면 밥을 함께 나누는 연대와 치유활동팀이 현장으로 배달, 밥을 나눈다.  주1회 정기적으로 연대치유활동 조합원 현장 방문

② 시스템만 갖춰진다면 여러 현장을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 가능하다.

③ 조직구성 

 

 

- 재정 :

재료비, 도시락제작 인건비, 연대, 치유활동 조합원팀 지원비 등 세부항목을 구별하여 예산을 짜고, 내역을 공개한다.  

궁극적으로는 후원만이 아니라 판매까지 이어져 수익, 재정 확보  

 

  • 길목의 주요 사업으로써 사업적 모델과 비전

1단계  <도시락싸들고> 재개 :

도시락 만드는 조직과 현장 배달조직을 구성, 실행하면서 안정적인 운영을 위한 조직과 시스템 구축 

2단계  <도시락싸들고> 사업적인 실험 :

“후원하며 맛있는 점심을 먹는다”는 의미로 도시락판매. 주변 조합원들을 한정하여 판매가능성과 시스템시험가동 

3단계 <도시락싸들고> 사협의 사업으로써 본궤도에 진입 :

식품제도판매사업자등록, 도시락사업비용은 도시락 판매비용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