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목, 좋은 사람들과 함께 가요
넌센스 퀴즈의 질문으로 여는 글을 시작하려고 합니다. 먼 길, 예를 들어 부산을 가려고 할 때 가장 빠르게 가장 방법이 무엇일까요? 과학적이며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비행기나 고속열차를 답으로, 신비주의적인 생각을 한다면 유체이탈, 순간이동이라는 단어도 나올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문제의 답은 ‘좋은 사람’과 가는 것입니다. 답을 듣는 순간 어떤 사람은 잠시 생각을 하다가 미소를 지으며 공감의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가다보니 어느덧 목적지에 도착하는 경험을 한 사람이라면 단번에 강한 긍정을 할 것입니다.
초등학교 즈음에 공동사회와 이익사회라는 개념을 접하게 됩니다. 태어나서 처음 속하게 되는 가족, 학교가 공동사회이고 경제활동을 하기 위해 들어가는 회사 등이 이익사회의 전형이지요. 하지만 현대에 들어와서 사회의 모습은 두 개념의 구분처럼 그리 간단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요즘 교회나 학교를 공동사회라고 부르는 것에 동의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사회적협동조합 길목에 같은 질문을 해봅니다. 사람들이 서로 단순하고 솔직하게 직접 상대하는 관계를 맺으며, 이러한 관계는 자생적 의지, 즉 자연스럽고 자발적으로 일어나는 감정들과 정서의 표현에 의해서 결정되는 공동사회일까요? 아니면 합리적인 이기주의와 타산적인 행동, 인간관계는 능률이나 그 밖의 경제적·정치적 이익을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결정되는 비인격적이고 간접적으로 이뤄지는 이익사회일까요?
매월 발행되는 길목인을 차근차근 거의 읽어본 분이라면 뭔가 답이 떠오를 것 같습니다. 좋은 사람의 이야기와 아픈 사람들과 함께 하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사람답게 살고자 생각하고 행동하고 고민하는 그런 이야기를 읽다보면 시간 가는 것을 잊게 되는 순간도 있지요. 가슴 뭉클한 느낌과 눈가에 짧은 경련이 일어나는 그런 경험을 조합원들과 9월에도 함께 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