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순을 바라보는 할머니가 지켜본 4.27 남북 정상회담과 그 이후
어젯밤 꿈에 그 원수가
오늘의 현실에 ‘좋은 길동무’가 되다니…….
꿈에는 그의 헤어스타일만 봐도 괴롭더니
오늘 현실에 나타난 그 스타일은 이쁘게만 보였으니
이게 꿈인가 현실인가?
‘끔찍한 악몽은 다음 날의 좋은 징조’라는
조상님들의 말이 놀랍게 맞는구나!
* *
남쪽 친구는 이미 군사분계선 까지 와서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며 서있고
북쪽 동무는 저만치서 활짝 웃는 낯으로
이미 악수 할 손을 내밀며
총총히 걸어온다.
어서 오십시오!
반갑습니다!
이게 얼마 만이오!
다시 안 놓을 듯 꽉 잡고
악수 하는 그 두 손은
그 순간 온 세계를 흔들었으니
이게 꿈인가 현실인가?
* *
북쪽 동무는 남쪽으로 초대 받자
망설임 없이 그 문턱을 넘어선다.
남쪽친구
“저는 언제 북쪽으로 넘어 가 볼 수 있습니까?”
북쪽동무
“그럼 지금 넘어 가 볼까요?!”
어느 훗날 아닌 지금!
바로 지금!!
그렇지(No later than Now)!!
나중에 보자는 사람은 별 볼일 없는 거지.
* *
두 동무는 손잡고 발 맞춰
군사 분계선을 무서운 줄 모르고
남으로 북으로 넘나든다.
참 좋은 동무가 되었다.
이제 ‘국가보안법’이 부끄럽게 되었구나!
그것이 양심 있는 우리 친구들 가족들에게
얼마나 혹독한 감옥살이를 시켰는데~~
조국애는 두려움이 없는 법
마치도 어린 시절 줄넘기 놀이 하듯
남북 두 정상이 한 편이 되어 손잡고
즐거이 선을 뛰어 넘는 모습!
이때 둘이 마음이 안 맞으면 그 줄에
걸려 넘어져서 게임은 지고 만다.
이 두 동무는 넘어지지 않고 멋있게
둘이 다 이기는 게임을 했으므로
한반도를 벌 수 있게 되었으니
이것이 꿈인가 현실인가?
도보다리 카페에서 화해와 평화의 속삭임
두 정상은 나란히 도보다리를 걷는다.
열린 자연공간에서 편안하게
11년간 갈등 끝에 처음 만난 이 두 사람이
그렇게도 일상적인 모습으로
산책을 할 수 있다니~~
이것이 꿈인가 현실인가?
두 정상은 도보다리 끝 지점에 마련 된
카페 같은 열린 공간에 자연스레 자리 잡고 앉아
무릎을 맞대고 차를 나누며
한사람은 조용히 진지하게 말하고
또 한 사람은 열심히 경청하는 장면을
온 세계가 주시했다. 하지만
한 마디도 들을 수 없는 이 비범한 대화 장면!
온 세계는 그 둘의 만나는 장면에서
눈을 돌리지 못 했다.
* *
그 두 정상의 만남은
갑과 을의 만남도 아니었고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만남도 아니었다.
그 둘의 만남의 자리는
남쪽과 북쪽으로 뻗은 두 나뭇가지가
본래 한 나무에서 자란 가지들이었음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이 둘은 한 핏줄의 형제임을 온 세계가
보고 느끼기에 충분했다.
화해와 평화의 속삭임!
새들의 지저귐은 온 우주에 퍼진
한반도의 염원의 소리처럼
평화와 화해의 심포니처럼
아름답고 경이롭게 들렸다.
꿈에나 봄직한 이 장면은 세계정치 역사상
가장 특이하고 감동적인 그림이었다.
이것이 꿈인가 현실인가?
* *
이 두 정상의 모습에서 비핵과 평화에 대한 열망은
‘판문점 선언문‘을 능가 할 만큼
우리에게 진정성을 보여 주어
선언문의 문구를 조목조목 따지는 편집도 아닌 트집은
별 의미가 없다.
“우리민족의 운명은 우리가 결정한다.”는
합의된 결의가 자랑스럽다.
비핵화를 묘사하는 단어가
‘완전한‘(complete)이 되든(CVID)
‘영구적’(permanent)이 되든(PVID)
‘비핵화’(Denuclearization)라고 하든
‘(핵)철거’(Dismantling)라고 하든
우리는 철저하고 정직하게
비핵화를 선도 할 것이니
두고 보시오!
* *
판문점아 너는 더 이상 의시시한
군사분계선이거나 억울한 마을이 아니다.
너는 한반도 평화의 산실이요
세계 비핵화 역사의 아침을 연 샛별이란다.
* *
한국 정치뉴스를 대할 때 마다
욕지거리나 폭력이나 거짓말이나
불필요한 반대나 모함 등을 보아온 나는
이번에 남북/북남 두 정상들이 보여 준
유머정치, 산책정치, 속삭임의 정치,
자연과 더불어 정치, 밥상정치, 냉면정치 등
쇼가 아닌 진정한 면모를 보면서
분단의 아픔에서 치유됨을 경험했다.
80을 바라보는 나는 평생 처음으로
‘선을 이루려는 정치야말로 삶의 예술이구나!’
라고 생각했으니
이것이 꿈인가 현실인가?
느낀 점도 많고 할 말도 많지만....
이번에 북쪽에서 불어 온 바람은
참으로 따스했다.
우리 모두에게 고향의 봄을
더욱 그립게 하였다.
이제 봄은 모두의 것!
아무도 빼앗을 수 없는
하늘이 내린 계절이다.
이 해빙의 계절과 그 약속의 땅,
통일된 한반도를 밟아보지 못하고
꿈에도 소원이던 가족상봉도 이루지 못하고
떠나가신 가족과 친지들이 사무치게 그립다.
* *
이제는
더 이상 꿈이 아닌 현실!
우리는 기나긴 악몽에서
비로소 깨어났네!
개 짖는 소리는 뒤로 하고
평화통일의 열차는
만리마처럼 달려라!
통일의 기적 소리 울리며~~
제2, 제3, 신호탄을 날리며~~
6.12 북미 회담에 기대와 기원을
이제 재미없고 지루한 쇼는 끝내기 바란다.
우리는 더 이상 쇼를 볼 시간이 없다.
갈 길이 아직 한창 남았으니
열심히 괘도를 달려야 한다.
날 잡았으니 그 날을 꼭 붙잡고
북미회담에 이어서 남북미 회담을 사심 없이
통 크게 성공적으로 이끌어 가야 할 시점에 왔다.
3자회담도 하고 ‘종전 선언’까지 한다면
금상첨화가 아니겠는가?
위대한 협상(“Great deal”)을 할 손님들을
접대할 영광이 싱가포르에 돌아갔다.
남. 북. 미 정상들 간에 화려한
칭찬들이 오갈 때가 있다.
칭찬을 조심해야지!
특히 목적이 있는 칭찬은 더욱 더.
아직 존경까지는 못 미친 듯
* *
4.27 남북 정상회담에서
‘평화와 번영’의 나무를 심었으니
6.12 북미회담에서는
‘신뢰와 협조’를 심고 그 바탕 위에
로드맵을 만들어야 한다.
판문점과 싱가포르에서 심은 두 나무가
잘 자랄 때 세계평화와 경제가
건강하게 자랄 것이다.
남쪽의 문재인 대통령과
북쪽의 김정은 위원장과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이 세 정상이 비핵과 평화의 돛을 올리고
새로운 역사의 항해를 시작 할 수 있다면
내 개인의 마음은
그 아들들을 낳고 젖 먹이며 기도 했을
그들의 어머니들에게 감사를 보내고 싶다.
이제는 미움, 싫음, 의심, 부정적 비판,
가치 없는 반대 등을 다 접어놓고
희망과 기대와 기원으로
응원해야 할 때다.
* *
이제는 우리 겨레만을 위한 남북통일이 아니라
전 세계가 열망하는 지구적 평화를 위해 기여하는
우리 민족이 되어야 할 때다.
그것이 기나긴 고난의 세월을 겪은
우리민족의 소명이 아닐까?
프란체스코 교황도 달라이 라마도
남북정상회담을 지켜보고 잘 이루어 진 것에
축하하며 격려하고 희망을 걸며
힘을 실어주었다.
* *
역사는 물줄기처럼 흘러간다.
그 물 줄기를 막으면 썩는다.
우리는 후 세대를 위해서도 새 역사를
창조해 갈 책임이 있지
그것을 막고 서서
썩은 역사를 만들지는 말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방명록에 피력했다.
평화의 시대를 향해
“새로운 역사는 이제부터”라고
그는 이제 주체사상에 매달리기 보다는
한반도를 위하여 그리고 전 세계를 위하여
‘주제파악’을 확실히 하고 있었다.
문대통령은 “우리는 결코 뒤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결의를 보였고 정상회담 내내
김과 문, 두 캐릭터는
이 막강한 주제를 벗어남 없이
충실하게 연출을 잘 했다.
멋진 역사적 드라마가 아니었던가?
* *
영어로 그 두 캐랙터를 묘사하자면
One is so cool.
One is so warm.
Together the two will make the Globe safe!
하나는 파괴적이 아닌 파격적인(unconventional)언행과 유머로
하나는 능숙함 아닌 성숙한 배려심과 포용력으로
이 둘이 함께 잘 나가면 적어도 한반도는
꽁꽁 얼어붙거나 작열하지 않고
안전하고 살기 좋은 나라가 될 것이며
세계는 더 이상 분단국가 아닌
통일 된 ‘우리 민족’을 볼 것이다.
우리는 정전 아닌 참 평화를 원한다!
핵 같은 거 없는 이 세상과
한반도의 평화통일의 길은
얼마나 멀까?
지금은 숨이 차도 산의 정상이 눈앞에 보이니
멀다고 말하면 안 되갔지?!
(2018. 5.11 한 할머니 시민, 김영, 북미 정상회담 일정 발표(6.12 싱가포르) 들은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