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현우진의 홀로요리]

c8d6ca

안전제일주의 - 전자레인지로 라면을 끓인 사연

posted Oct 04, 2023
Extra Form
발행호수 73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홀로요리다운로드.jpg

 

 

불이야!!

불이 났습니다....

 

오늘 이야기는 요리보다 안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어떻게 불이 났느냐,.. 물론 다행히 큰 불은 아닙니다. 큰 불이었으면 제가 지금 글도 못 쓸 겁니다. 컴퓨터도 다 타버려서요.

 

문제는 안전하다고 생각한 인덕션이었습니다.

기계마다 다르지만, 대부분 인덕션 전원을 켜기 위해서는 버튼을 두 군데 눌러서 작동합니다. 또는 5초 정도 눌러야 전원이 작동되기도 합니다.

아마 설정을 눌러서 조절을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저의 집 인덕션이 좀 예민하게 설정되었나봐요.

어느 정도 예민하냐면 물방울만 떨어뜨려도 전원이 켜집니다. 정말?

 

에어프라이어로 LA갈비를 구운 후, 에어프라이어 부분을 씻은 후, 잠시 인덕선 위에 올려놓았습니다. 왜냐면 이것저것 설거지를 할 게 많아서 말입니다. 당연히 인덕션은 꺼진 상태에서 올려놓은 거죠.

 

그러다가 방안에 있는데, 탄 냄새가 났습니다. 뭐지?

 

어머나... 난 모차렐라 치즈가 없었는데, 인덕션 위에 모차렐라 치즈가 있었습니다. 이상한 냄새와 함께.. 알고 보니 설거지한 물이 튀어서 인덕선 전원이 켜져버린 것이죠. 에어프라이어 외장 커버인 플라스틱이 녹고 있었습니다. 하얀 플라스틱이 녹아 닭갈비 집 위에 올려진 모차렐라 치즈처럼 되어버렸죠. 너무 놀라 에어프라이어를 들어 올렸더니, 갑자기 얇게 녹은 플라스틱이 열이 오르며 불이 붙었습니다.

 

너무 놀라서 오히려 몸이 굳어버렸습니다.

잠시 굳어 있다고 정신을 차리고 물을 확 부어버렸습니다. 큰 불은 아니지만 너무나 놀랬고, 플라스틱 탄 냄새는 온 방을 뒤엎었다. 아... 정말 큰 화재면 이런 플라스틱 입자들이 호흡기로 들어와 폐를 덮어 버립니다. 그래서 천천히 죽어갈 겁니다. 어쩌지? 써놓은 유서도 없는데 말이죠.

 

조그만 불이지만 매캐한 냄새가 꽉 찼습니다.

 

그 후로, 인덕션의 전원을 아예 꺼버렸습니다. 그 후로 불로 요리를 집에서 하지 않았습니다. 계란도 삶아 먹을 땐 전기밥솥으로 합니다. 라면은 전자레인지로 끓여 먹습니다. 집에서 밥 먹을 땐, 밥하고 밑반찬과 먹습니다. 그래서 국 없이 먹습니다. 국 대신 차를 끓여 마십니다. 왠지 인덕션으로 요리를 하는 것을 잊어 먹었습니다. 전자레인지와 전기밥솥, 전기포트 만으로 요리를 해 먹습니다.

 

전자레인지는 왠지 전자파가 많이 나올 것 같고, 비닐로 포장된 음식을 통째로 데울 땐, 다이옥신을 섭취하는 느낌이 듭니다. 요새 그래서 그런지 주위에 시험관 아기로 낳은 친구들이 많은 이유 아닐까요? 정자 수가 많이 줄어드는 것은 환경오염과 다이옥신 때문 일 겁니다. 그런데 2세를 또 낳을 일이 (당분간!!??) 없기에 전자레인지를 많이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두 달을 보내고 있습니다. 계란을 전기밥솥으로 삶으니까 더 맛있더라고요. 압력솥으로 푸욱 익혀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닭가슴살도 물을 조금 자작자작 부어서 전기밥솥에 익혀서 먹고 있습니다. 그래서 밥하고 닭가슴살(또는 계란), 김치 그리고 뜨거울 물에 녹차나 허브티를 마시면 서 밥을 먹고 있습니다.

 

그동안 강의 준비하고 출판 준비하느라 밖에 나갈 일이 없어서 그렇게 하루 세끼를 먹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지난달 홀로요리를 건너뛰었습니다.

 

이번 달은 전자레인지로 끓이는 라면입니다.

 

생각보다 맛있다는 겁니다. 또한 냄비 따로 그릇 따로 준비하는 게 아니라 그릇에 바로 끓이니 설거지도 간편합니다. 어 괜찮은데...

 

끓이는 법은 간단합니다. 전자레인지로 라면 끓이는 방법입니다.

 

1. 먼저 물을 끓입니다.

2. 우동 그릇에 라면을 넣고, 스프를 넣고 파도 넣습니다.

3. 뜨거운 물을 붓습니다. 설명서에 나온 양으로 넣으면 됩니다. 450미리리터라고 하는 데, 조금 조절하시면 어떨까 합니다. 저는 400이 적당한 것 같아요. 라면은 짜야하니까요...

4. 2분 30초만 돌립니다.

5. 2분 30초 후에 계란 두 개를 넣습니다.

6. 계란은 꼭 노른자를 터뜨려야 합니다. 안 그러면 전자레인지에서는 노른자가 터집니다.

7. 2분 30초를 더 끓입니다.

8. 우동 그릇이 뜨거 우니 조심히 꺼내세요.

9. 맛있게 드세요.

 

<사족>

혹시 집에 가스 차단기가 있나요?

나이 드신 분 중 장기요양보험에 가입되신 분은 가스밸브 자동차단기를 설치해 줍니다.

인덕션도 전기제품이지만 불을 쓰니 조심하게 사용하세요.

현우진-프로필이미지.png


  1. 마지막 인사

    홀로요리를 끝내기로 했는데, 막상 떠나자니 아쉬워 인사를 하고자 합니다. 독자도 없는 글에 안녕이라 말하는 것은, 마치 텅 빈 플랫폼에 혼자 새벽기차를 기다리는 나의 모습 같았습니다. 가방은 몇 가지 속옷과 일기장, 구두, 얇은 담요만 넣고 떠나는 이미...
    Date2023.11.03 Views100
    Read More
  2. 안전제일주의 - 전자레인지로 라면을 끓인 사연

    불이야!! 불이 났습니다.... 오늘 이야기는 요리보다 안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어떻게 불이 났느냐,.. 물론 다행히 큰 불은 아닙니다. 큰 불이었으면 제가 지금 글도 못 쓸 겁니다. 컴퓨터도 다 타버려서요. 문제는 안전하다고 생각한 인덕션이었습니다. 기...
    Date2023.10.04 Views101
    Read More
  3. 콘텐츠 수업과 부추전

    콘텐츠는 어떻게 생성되는가. 첫 번째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바로 콘텐츠의 원래 뜻, '내용'이 있어야 한다. 셀 수 없는 명사 content에 한국이 s를 붙여 생성한 그 이름이 바로 콘텐츠이다. 책을 사보면 '책 내용'을 이야기하는 목차에...
    Date2023.08.04 Views88
    Read More
  4. 왼손, 오른손으로 비비는 꼬막 비빔국수

    예전에 대전 사는 분에게 말했다. "대전 가면 뭐 사줄 거야?" "칼국수" "아니 멀리서 왔는데 칼국수가 뭐야...증말 ...12첩 반상에 고깃국, 이밥만 먹는 사람인데..." 그런데 일단 칼국수를 먹었다. 먹으니 맛있네. 물론, 수육하고 같이 먹어야 한다. 요새 나...
    Date2023.07.12 Views138
    Read More
  5. 눈물의 우럭매운탕

    우럭 조림 뇌는 세상을 인지할 때, 객관적으로 인지하지 않는다고 한다. 뇌는 자기가 학습한 대로, 경험한 것을 토대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선배가 학교에서 "가짜 뉴스, 언론의 불균형적 시각"을 강의를 했다. 역시나 그 강의에 감사와 찬사를 표...
    Date2023.06.09 Views144
    Read More
  6. 돌려 말고 바로 말해 봐 - 육회와 육사시미

    모든 말에는 뉘앙스라는 게 있다. 두 개의 단어가 같은 뜻이지만 다르게 쓰이는 것도 있다. 시간도 그렇다. 시간을 뜻하는 말로 크로노스와 카이로스라는 것이 있다. 24시간, 누구나 공평히 주어진 시간은 크로노스이다, 그런데 애인과 있을 때는 24시간이 한 ...
    Date2023.04.11 Views158
    Read More
  7. 샐러리맨은 샐러드

    자연은 더럽고, 무섭고, 위험합니다. 그래서 여러분이 가는 등산길은 그 길 하나하나 구청이나 군청에서 바닥을 손질해 놓은 겁니다. 그리고 나무 하나하나 모두가 가지치기해서 여러분이 지나가는 곳에 긴 가지와 잔가지가 방해하지 못하도록 합니다. 그리고 ...
    Date2023.03.09 Views136
    Read More
  8. 한 겨울 아이스 카페라떼 보다 더덕구이

    아침. 카페 냉장고에 진열된 샌드위치와 샐러드를 보기만 해도 오한이 듭니다. 차가운 야채샐러드를 보기만 해도 춥습니다. 평생 먹지 못할 것 있다면 저는 아마 한겨울 아침 빈속에 먹는 아이스 카페 라테일 겁니다. 출근길 젊은 직원들이 하나씩 들고 가는 ...
    Date2023.02.08 Views138
    Read More
  9. 하느님의 선물, 보답은 떡국

    이번엔 감사의 글을 쓰기로 했다. 사실 <길목>에서 <홀로요리>를 쓰는 건 선물 같기 때문이다. 선물을 받았으니 감사의 말을 안 하다면 말이 되겠는가. 그런데 왜 나는 선물 같다고 했을까? 인생의 전환점, 변곡점은 어디서 어떻게 올까? 인생의 그래프가 완만...
    Date2023.01.05 Views233
    Read More
  10. 건강한 식재료와 인스턴트식품

    청년은 건강한 식재료를!! 중장년-고령층은 인스턴트식품을!! - 즉석요리 식품들의 종류와 개념 정리 동네 산책을 하다 보면 많은 가게들이 폐업을 했다. 빈 상가들이 즐비하다. 하물며 명동에도 가로수길 목 좋은 곳에도 빈 공간들이 가득하다. 동네에는 새로...
    Date2022.12.04 Views266
    Read More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Next
/ 6
위로